다리 골절에도 치료받지 못한 채 버려진 강아지

입력
2020.01.11 13:05
수정
2020.01.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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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21. 5개월 수컷 시바 혼종견

뒷다리를 다친 채 버려진 흑치는 구조된 후 건강을 되찾고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뒷다리를 다친 채 버려진 흑치는 구조된 후 건강을 되찾고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해 12월 초 한 중년 여성이 종이 박스를 안고 경기도에 있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를 찾아왔습니다. 박스 안에는 꼭 빼닮은 강아지 두 마리가 들어 있었는데요, 두 마리 다 작은 움직임도 없었고 그 중 한 마리는 앞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치료가 어렵다며 강아지 포기 의사를 밝혔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가족이 반려동물을 데려와 포기한다고 해서 다 받아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동물자유연대 센터 관계자들은 강아지들이 치료가 시급해 보인데다 여성을 돌려 보낸다면 강아지들을 다른 곳에 버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감안해 강아지들을 급히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종이 박스에 담긴 채 버려진 흑치(왼쪽)와 상지. 동물자유연대 제공
종이 박스에 담긴 채 버려진 흑치(왼쪽)와 상지. 동물자유연대 제공

관계자들은 강아지들을 서둘러 병원으로 이동시켰는데요, 검사 결과 특히 앞 다리에 붕대를 감은 강아지는 빈혈이 있는데다 염증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붕대를 감고 있던 앞 다리가 이미 괴사가 진행되어 뼈까지 드러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 상처는 꽤 오래 전에 다쳤지만 방치되어 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른 강아지는 왼쪽 뒷다리가 골절된 상태였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앞다리를 다친 강아지에게는 상지, 뒷다리가 아픈 강아지에게는 흑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시바와 진도 믹스견 흑치(5개월 추정ㆍ수컷)는 사람을 잘 따르며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시바와 진도 믹스견 흑치(5개월 추정ㆍ수컷)는 사람을 잘 따르며 다른 강아지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현재 입양을 기다리는 강아지는 흑치(5개월 추정ㆍ수컷)입니다. 지난달 중순 뒷다리 골절 수술을 받은 후 빠르게 회복해 다행히도 퇴원했는데요, 다만 골절 부위가 성장판 주변이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해요. 위독했던 상지도 다행히 치료를 잘 받고 있는데, 센터에서 좀 더 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시바와 진도 혼종견인 흑치는 강아지답게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습니다. 장난감도 무척 좋아하고요, 다른 강아지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사람도 무척 잘 따라 활동가들이 흑치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고 하네요. 현재는 5㎏정도며 다 자라면 15㎏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친 부위가 성장판 주변인 만큼 뒷다리 건강상태는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해요.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선임활동가는 “흑치는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함께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강아지 친구들과 놀던 흑치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강아지 친구들과 놀던 흑치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흑치와 상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강아지 형제가 가족의 막내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람에게 방치되고 버림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을 잘 따르며 천진난만한 흑치. 반짝이는 까만 눈동자가 매력인 흑치의 평생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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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5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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