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불황의 터널... 희망의 빛이여 오라!

입력
2020.02.10 04: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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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 있는 흰여울 해안터널 안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가운데 한 산책객이 떠오르는 해를 보면 기도를 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 있는 흰여울 해안터널 안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가운데 한 산책객이 떠오르는 해를 보면 기도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조금씩 살아날 기미가 보이던 한국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복병을 만났다.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의 앞날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일 “조기 종식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우리 경제에도 그 영향이 우려된다”고 했다. 향후 사태를 예단하기 어려운 엄중한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다시 마주한 불황의 긴 터널에서 출구는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 있는 흰여울 해안터널 안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가운데 한 사진작가가 떠오를 해를 기다리고 있다.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 있는 흰여울 해안터널 안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가운데 한 사진작가가 떠오를 해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긴 터널에도 탈출구는 있게 마련이다. 터널이 동굴과 비교되는 것은 입구만 있는 동굴과는 달리 입구와 출구가 있다는 점이다. 동굴을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들어간 입구로 되돌아와야 한다. 이는 과거로 되돌아가 출발점에 다시 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터널은 제아무리 길어도 반드시 출구가 있다. 입구로 들어설 때 막막함은 출구에 가까워지면서 희망이라는 단어로 치환이 가능하다.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 있는 흰여울 해안터널 안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부산 영도구 절영해안산책로에 있는 흰여울 해안터널 안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은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어 2월이 시작되었다. 부산 영도의 한 해안가 터널에서 보는 아침 여명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는 감동을 준다. 거친 파도를 뚫고 퍼지는 새벽 바다의 여명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터널을 지나 하루빨리 희망의 빛이 번지기를 기다려본다.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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