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끝내 반성 없었다… 결심 공판서도 ‘횡설수설’

입력
2020.02.10 16:21
수정
2020.0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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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인 사건 피고인인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고유정. 한국일보 자료사진.
10일 오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과 의붓아들 살인 사건 피고인인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사진은 경찰에 체포된 고유정.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7)은 마지막까지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는 10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고유정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어 고유정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선고에 앞서 재판부의 마지막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였다. 실제 재판부는 수면제 등을 구하게 된 경위, 현 남편 A씨와 싸우던 도중에 뜬금없이 A씨의 잠버릇에 대해 언급한 이유, 피고인의 아이가 아닌 A씨의 아들인 피해자를 먼저 청주집으로 오도록 설득한 이유 등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그러나 고유정은 대부분 횡설수설하며 “기억이 제대로 안 난다”거나 “화제 전환을 하려고 했다”고 대답했다. 재판부가 “수차례 유산을 겪던 중 현 남편과 불화를 겪고 현 남편이 친자만을 예뻐하던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해 계획을 세우고 피고인 자식을 늦게 올린 것은 아닌가”라고 묻자 고유정은 “전혀 아니다”고 단호하게 대답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시 “(의붓아들 살해에 대한) 모든 것을 연출해 놓고 나서 의붓아들 사망 당일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돌연사했다고 말한 것은 아니냐”고 질문했을 때에도 고유정은 재차 “전혀 아니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고씨에 대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아들을 참살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 인명경시태도에서 기인한 살인으로 전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고씨에 대한 사형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버린 혐의(살인ㆍ사체손괴ㆍ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전 남편 살해에 이어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로 기소됐다. 검찰은 고씨가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5)의 등 뒤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 정면에 파묻히게 머리 방향을 돌리고 뒤통수 부위를 10분 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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