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여행]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함께 찾은 사적지, '연천 숭의전'

입력
2020.02.14 08:02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함께 숭의전을 찾았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함께 숭의전을 찾았다.

몇 년 전 파리 모터쇼를 취재하기 위해 프랑스를 찾았고, 출장 기간 동안 푸조 508과 함께 하며 프랑스, 특히 파리 교외의 도로의 형태나 드라이빙에 대한 질감이 국내 지방도로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고출력이 아닌, 적당한 성능의 1.5L 블루HDI 디젤 엔진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귀국 이후 프랑스 브랜드의 차량을 탈 때마다 '가능하면' 늘 서울을 떠나 경기도 북부의 지방도로를 달리면서 차량을 조금 더 느끼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번에 시승하게 된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역시 차량을 전달 받은 후 곧바로 서울을 벗어나 장시간에 걸쳐 주행을 하게 됐다.

개성, 그리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존재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지난 2014년, PSA 그룹의 그룹 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개편하며 시트로엥 브랜드에게 부여된 '컴포트'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국내 소형 SUV에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작은 체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작기 때문에 시트로엥이 갖고 있는 '컴포트'의 감성이 사라질 필요는 없다.

실제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는 개성 넘치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덜어내는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되려 앙증 맞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전면은 물론이고 측면과 후면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지며 브랜드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모습은 실내 공간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사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조 가죽조차 사용하지 않은 스타일링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으나 부담 없는, 그리고 또 익숙한 듯 하면서도 자신만의 감성이 돋보이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전고를 높이고, 또 시트의 높이도 함께 끌어 올리면서 실내 공간을 최대한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덕분에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여유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부담 없이, 그리고 즐겁게 달리다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와 함께 서울을 떠나 경기도 북부를 향하던 중에 '숭의전'이라는 장소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숭의전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에 곧바로 숭의전을 향해 주행 코스를 바꾸고, 자유로를 거쳐 경기도의 지방도를 달리게 됐다.

120마력, 그리고 30.6kg.m의 토크는 그리 인상적인 성능은 아니지만 컴팩트 SUV의 체격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또 경쾌한 성능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제법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에도 주저함 없이 속도를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차량의 움직임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성능의 구현은 물론이고 조향 등과 같은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도 편하고 매끄럽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특히 운전자를 긴장시키기 보다는 '다루기 편하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여 '시트로엥의 편안함'이 단순히 승차감이 아닌 '자동차에 대한 모든 감성'에 대한 편안함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달린 후 숭의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숭의전은 숭의전 안쪽까지 차량을 끌고 이동할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신 숭의전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과 함께 작은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몇 대의 차량을 간결히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을 갖고 이동을 하더라도 큰 부담 없이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정숙한 

공간

숭의전에 도착하여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를 주차장에 세우고 숭의전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숭의전은 도로에서 제법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곳에 위치한 만큼 몇 분 정도는 걸어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참고로 진입로는 무척이나 깔끔히 정리되어 있고, 또 멀리 임진강의 상류가 보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명한 관광지, 또 사적지가 아닌 만큼 이번 방문 상황에서는 무척이나 고즈넉하고 또 정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숭의전 앞에는 많은 수령을 갖고 있는 보호목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에 숭의전을 방문한다면 큼직한 나무들이 선사하는 매력적인 매력을 한껏 과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숭의전의 또 다른 매력일 것이다.

고려를 기린 조선의 공간

숭의전은 꽤나 이채로운 장소다. 바로 고려 이후, 한반도의 집권했던 '조선' 왕조가 고려 왕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낸 장소인 것이다. 실제 숭의전은 1397년 조선 태조 이성계의 지시에 따라 '고려 태조 왕건'을 기리는 전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정종이 집권하면서 고려 태조 왕건은 물론이고 혜종, 성종, 현종, 문종 , 원종 그리고 충렬왕과 공민왕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담당하게 됐다. 이후 문종 때에는 '조선 이전의 왕조'를 예우한다는 의미를 더욱 강하게 정의하며 '숭의전'이라는 이름이 더해졌다.

참고로 충정을 강조했던 조선 초기의 정세에 맞춰 고려의 왕들은 물론이고 고려 때 명성이 높은 충신 15인에 대한 제사 및 행사도 함께 치러지며 '조선의 학자'와 후학들에게 큰 가치를 제시했다. 물론 이러한 이면 외에도 나라가 사라진 '고려 유민'의 애환 혹은 감정을 달래는 '정치적 활동'이기도 했다.

한편 숭의전은 일제강점기 때에도 그 형태가 유지된 장소였으나 국내의 여느 사적지들이 그런 것처럼 한국전쟁 때 전각이 소실되었다. 그리고 지난 1971년 사적지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복원 및 보존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만남

숭의전은 고려를 기린, 그리고 조선의 건축물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숭의전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고려의 감성' 그리고 '조선의 감성'이 함께 어우러지고 있는 느낌이다. 과거의 건출물에 대해서는 큰 지식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확실히 여느 조선의 건축물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로 숭의전을 방문하고 난 후 다시 찾아보니 실제 숭의전에 적용된 지붕의 형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리고 자주 방문한 조선의 사적지에서 볼 수 있던 건축물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조선 때에는 건축물의 네 방향에 모두 기와를 얹은 '지붕'을 적용하지만 고려 때에는 가장 넓은 방향 두 방향으로만 기와를 사용하는 '맞배 지붕'의 형태가 돋보인다.

즉, 조선이 고려의 왕조를 기리는 것 외에도 '고려의 형태'를 고스란히 이어가는 느낌이었다. 다만 반대로 숭의전 자체가 고려 왕조가 끝나고 난 직후, 태조 때부터 세워진 곳이기 때문에 조선의 팔작지붕 등과 같은 구조보다는 '고려의 구조'를 상당 부분 반영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되기도 했다.

한편 숭의전은 경기도 연천의 주요 관광지, 사적지 중 하나로 불리며 또 '평화누리길'이라는 이름 아래에 구성되어 있는 관광 코스에 속한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혹 국내 여행, 그리고 국내 사적지를 다양하게 살펴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숭의전'을 방문해 보는 것 역시 좋은 선택일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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