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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교수를 고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14일 SNS에서 '민주당만 빼고', '나도 고발하라'라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과 임미리 교수는 SNS 프로필 사진을 '민주당만 빼고' 해시태그로 변경했다.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을 빼고 투표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기로 한 가운데 임 교수는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며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임 교수는 14일 한국일보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번 고발은) 오만하고 전형적인 입막음"이라며 “촛불로 탄생했다고 주장하는 정당이니 앞으로 더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필요하면 더 강하게 비판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엔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임 교수 칼럼이 실렸다. 임 교수는 칼럼에서 “(민주당이)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정권의 이해에 골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달 초 임 교수와 경향신문 편집국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칼럼 내용 중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문구가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검찰 고발 소식이 전해진 후 ‘여당이 언론의 자유를 제한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쏟아졌다. 임 교수는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비판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죠"라며 “나도 고발하라"며 임 교수를 거들었다.

대표적인 진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칼럼의 주요한 내용은 집권당인 민주당과 집권 세력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으로 결코 공직선거법으로 규율할 영역이 아니다”며 “스스로 ‘민주’를 표방하는 정당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지는 못할망정 이런 악법 규정들을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비판이 쏟아지자 민주당은 이날 오전 부랴부랴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다”면서 임 교수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민주당만 빼고’, ‘나도 고발하라’ 등의 해시태그가 등장하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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