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작가 “에이스 강두기, 양현종과 구로다 섞은 캐릭터”

입력
2020.02.24 17:06
수정
2020.02.24 18:0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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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드라마 ‘스토브리그’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신화(왼쪽) 작가와 정동윤 PD가 촬영 뒷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SBS 제공
2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드라마 ‘스토브리그’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신화(왼쪽) 작가와 정동윤 PD가 촬영 뒷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SBS 제공

“해봐야 알겠지만 뭐, 열심히는 할 겁니다.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마지막화 주인공 백승수 단장의 대사 그대로였다. 흥행을 점치기 어려웠으나 열심히 만들었고 결국 ‘대박’이 났다. 지난 14일 끝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얘기다.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 카페에서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미 끝난 드라마를 놓고 간담회가 열리는 일은 드물다. 드라마 인기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스토브리그는 마지막 방송에서 시청률 19.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안 된다’는 편견을 보란 듯 깨버렸다.

야구단의 속살을 다룬 스토브리그는 밀도 높은 현실감으로 야구인과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자연스레 극중 캐릭터가 누구를 모델로 했는지 궁금증이 많았다. 특히 극중 ‘드림즈’의 듬직한 에이스였던 ‘강두기’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이신화 작가는 “양현종 선수와 일본의 구로다 히로키 선수를 섞었다”며 “긍정적 이미지의 결정체이면서 팀을 사랑하는 멋있는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정적으로 묘사된 타자 ‘임동규’에 대해선 “이대호, 김태균 선수가 모티프란 얘기가 있던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극을 위해 설정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 역을 맡은 배우 남궁민. SBS 제공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 역을 맡은 배우 남궁민. SBS 제공

사실 스토브리그 대본은 2016년 완성됐다.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던 것. 하지만 여느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가 더 많이 들지만 흥행은 보장되지 않는 스포츠물이란 이유로 4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이 작가는 “포기한다는 건 물잔의 물을 반만 채우고 나머지는 채우지 않는 느낌”이라며 “다행히 좋은 제작사(길픽쳐스)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연출은 맡은 정동윤 PD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시끄러운 곳에 있어서 산만했는데도 4부까지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며 “‘계획이 다 있는’ 이 작가님을 만나니 확신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은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실제 프로야구 구단들에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정 PD는 “제작을 위해 프로 구단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유일하게 응한 곳이 SK와이번스”라며 “‘드라마가 잘 돼서 야구계에 흥이 나면 좋겠다’는 SK 측 진심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앞서 ‘스토브리그 앓이’ 중인 팬들은 16회로 편성된 드라마의 연장 및 시즌2 제작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 PD는 “제작현장 상황상 불가능한 면도 있고 16부작으로 마무리 했을 때 완결성이 더 있을 것 같아 연장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모든 걸 쏟아 부었기 때문에 시즌2를 만든다면 지금은 16회 모두 채울 자신은 없다”며 “‘돌아오지 말지’라는 말을 듣고 싶진 않기 때문에 20회분을 쓸 수 있을 때 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스포츠로 드라마를 만들 계획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이 작가는 “정 PD님이랑 제가 주짓수를 배운 적이 있어서 우스개 소리로 주짓수 드라마를 만들까, 농담을 한 적은 있는데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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