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아내 “그곳에서 우리 딸 잘 보살펴 주세요”

입력
2020.02.25 10:13
구독
코비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코비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헬기 사고로 숨진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의 등 번호 24번과 딸 지아나의 등 번호 2번이 조합된 2월24일(현지시간)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다.

스테이플스 센터는 LA 레이커스에서 1996년부터 2016년까지 20년간 누볐던 장소다. 2만여명이 찾은 이날 추모 행사에는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와 NBA 애덤 실버 커미셔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LA 레이커스 출신 유명 선수들인 제리 웨스트, 카림 압둘 자바, 매직 존슨, 샤킬 오닐 등이 참석했다.

현역 선수들인 스테판 커리, 카이리 어빙,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등도 함께 자리했다. 또 킴 카다시안, 제니퍼 로페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유명 인사들이 참석했고 비욘세, 얼리샤 키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추모 공연이 진행됐다.

아내 바네사는 “신께서 그들(브라이언트와 지아나)을 이 세상에 따로 남겨놓으실 수 없어서 함께 하늘나라로 데려가신 것 같다”며 애통해했다. 2001년 결혼한 코비와 바네사는 네 명의 딸을 뒀으며, 지아나는 둘째였다.

바네사는 “당신은 최고의 남편이었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그 이상으로 나를 사랑했다. 내가 불이었다면 그는 얼음이었고, 그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비, (그곳에서) 우리 지지(지아나의 애칭)를 잘 보살펴 주세요. 나는 내털리, 비앙카, 캐프리와 함께 있을게요. 우리는 여전히 최고의 팀”이라고 했다.

추모사를 하고 있는 마이클 조던. AP 연합뉴스
추모사를 하고 있는 마이클 조던. AP 연합뉴스

조던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브라이언트가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 내 일부가 죽은 것 같았다”며 “브라이언트를 만난 이후 나는 가장 좋은 ‘빅 브러더’가 되고 싶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 행사를 통해 나온 수익금은 브라이언트가 생전에 세운 재단에 기부된다. 이 재단은 저소득층 아동 또는 여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한편 바네사는 이날 사고 헬기의 소유주인 아일랜드 익스프레스 헬리콥터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짙은 안개가 끼었고 구름도 낮게 형성됐기 때문에 헬리콥터를 띄우면 안 되는 상황에서 부주의하게 헬기를 운항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AFP통신은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일단 현재로서는 기계 결함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AP통신은 “사고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