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연기? 이 참에 완성도 높이죠” 전화위복 노리는 K리그

입력
2020.02.25 15:13
수정
2020.02.25 18: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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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수원 삼성과 비셀 고베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수원 삼성과 비셀 고베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K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새 시즌을 준비하던 구단들은 당혹감 속에서도 미뤄진 일정을 경기력과 마케팅 전략의 완성도를 높일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2020 도쿄올림픽 탓에 예전보다 빠른 2월 개막 일정을 받아 들고 유독 숨 가쁘게 준비했던 터라 다소 급히 진행됐던 ‘관중 맞이’ 준비 속도를 늦추되 내실을 갖추겠단 얘기다.

25일 K리그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날 프로축구연맹이 이사회를 통해 결정한 2020시즌 개막 연기로 인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구단들은 대체로 “K리그 개막전 전면 연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전하면서 “국민 안전을 위해 결정된 사안인 만큼 개막 일정이 정해질 때까지 준비가 미흡했던 부분을 채우고, 팬 맞이에 더 공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공식 개막전을 준비했던 전북 관계자는 “관중과 선수 안전이 우선이기에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는 건 필수라고 본다”며 “개막 전에 정상 진행 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비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했다. 울산 관계자도 “정상진행과 무관중 경기, 일정 연기까지 3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준비했다”며 “팬 없이 치러지는 무관중 경기보다 연기 후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편이 낫다”고 했다.

올해 K리그1(1부 리그)에 입성한 부산과 광주도 개막 연기는 아쉽지만 온라인상에서의 접점을 늘려 팬들의 기대를 높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부산 관계자는 “선수들의 일상 및 훈련 영상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했고 광주도 “팬들과 소통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K리그2(2부 리그) 첫 해를 맞는 제주는 “주요 선수 부상이 회복되고, 새 감독(남기일) 스타일의 조직력을 갖추는 데 시간을 번 셈”이라며 “마케팅 전략상 난감한 부분은 많지만 한편으론 팬을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본다”고 했다.

물론 우려도 많다. 구단 실무진은 물론 지도자들도 시즌이 언제 시작하게 될지를 몰라 답답해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언제 개막할지를 모르니 구체적인 시즌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상황이 호전되면 연맹이 가능한 빨리 예상 개막 시기를 설정해 통보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클럽하우스를 갖추지 못한 일부 시민구단은 훈련장을 구하는 데 애를 먹어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프로축구연맹도 새 시즌 시작 때까지 K리그 팬들에게 내놓을 콘텐츠를 개발하기 폭넓게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각 구단 대표 선수들이 K리그 스폰서 기업인 EA가 만든 축구게임 ‘FIFA 온라인’ 맞대결을 펼치도록 하자는 의견부터, 릴레이 영상인터뷰 등이 대안이다. 연맹 관계자는 “실현 가능하되 팬들의 관심을 개막까지 이어갈 아이템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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