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숨결 담긴 역사길에서 ‘코로나 블루’ 날리세요”

입력
2020.05.30 01:00
21면

최연 한국도자재단 대표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 2’ 출간

최연 한국도자재단 대표가 29일 경기 이천시 집무실에서 자신이 최근 펴낸 책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 2’를 들고 있다. 최 대표 제공
최연 한국도자재단 대표가 29일 경기 이천시 집무실에서 자신이 최근 펴낸 책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 2’를 들고 있다. 최 대표 제공

1,500권. 최연(65) 한국도자재단 대표가 2007년부터 지금까지 구입한 ‘서울’과 관련된 책 수다. 고려 말 이후 서울을 다룬 서적 탐독으로 역사문화 걷기 코스를 개발했고, 이를 기록한,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을 지난 2018년 출간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새 코스 13개를 추가한 ‘이야기가 있는 서울길 2’를 최근 냈다.

최 대표는 29일 “코스별 상세 지도는 물론 문화유산에 대한 폭넓은 설명과 코스에 얽힌 민중의 삶 등 과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 책 한 권이면 해설사 없이 서울 역사 탐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혼자 또는 삼삼오오 무리 지어 책을 따라 걷는다면 ‘코로나 블루’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종교, 남북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 사회에서 활동하던 그가 서울의 과거에 ‘꽂힌’ 배경은 ‘서울에 살면서 느끼는 서울에 대한 미안함’이다. 시간만 달리할 뿐,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서울 시민들이 서울을 모른 채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 토박이들은 일상에 치어 감흥 없이 살고, 지방 출신의 서울 시민들은 마음이 고향에 가 있더라”며 “살고 있는 수도 서울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썼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경북 상주에서 났다.

6세기 넘게 도읍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이지만, 책은 현대와 멀지 않고 역사유적과 기록도 풍부한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었다.

많고 많은 역사서 중에 걷기와 접목된 책은 흔치 않다. 그는 “인생 이모작으로 역사문화해설사를 준비하고 있을 때 ‘책’이란 도구가 떠올랐다”며 “평소 관심 있던 문화유적을 접하면서 당시 붐이던 ‘걷기’와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면 성공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둘러만 보고 책을 쓴 게 아니라, 사람들을 이끌고 다니며 문화해설을 한 이력의 최 대표 경험은 이 책의 숨은 강점이기도 하다. “뙤약볕이 이어지는 ‘험로’는 중간중간에 적절하게 배치하는 등 ‘뚜벅이’를 위해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그가 가진 서울 관련 책 1,500권이면 공간적으로는 서울, 시간적으로는 조선을 공통분모로 하는 자료는 거의 다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수준. 그러나 최 대표는 지금도 서울과 관련된 책이라면 지갑을 열고 있다. 그는 “보고 또 봐도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바로 서울 이야기”라고 말했다.

서울 역사 탐방으로 시작한 그의 출간 행렬은 서울 밖 역사ㆍ문화유적지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전국 각지의 역사문화 유적지 100곳을 답사하는 고을학교를 개설했어요. 70군데 정도를 다녀왔는데, 이곳도 재미가 상당합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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