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전담병원 경영난 비상

입력
2020.06.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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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료원 4개월간 37억 등 경영손실 눈덩이… 정부지원 시급

안동의료원 전경.
안동의료원 전경.

경북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 병원 6곳이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다. 그 동안 일반환자를 받지 못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약속한 정부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일부 병원은 직원 월급조차 체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달 9일 국무총리 주재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전염병 전담병원 경영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손실보상금 빠른 지급을 요청했지만 한 달이 다 된 지금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다.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에 따르면, 안동의료원의 경우 지난 1월 선별진료소 설치 후 지난달 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그 동안 321명이 입원해 치료했다. 13명이 숨지고 완치된 207명은 퇴원했다. 33명은 다른 병원으로, 경미한 55명은 생활치료센터로 옮겼다. 3일 현재 13명의 확진자가 입원치료 중이다. 의료원 측은 13명은 동선을 완전 분리해 일반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했다. 또 병동에 대한 멸균소독을 거쳐 지난 1일부터 일반진료를 재개했다.

이 기간 안동의료원은 일반 환자를 전혀 받지 못했다. 격리병상 확보 등으로 비용은 늘었다. 반면에 신종 코로나 환자는 특별한 처치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아 입원 기간에 비해 수입은 급감했다. 게다가 장례식장 등 부대시설 수입이 거의 없어 타격이 더 크다.

안동의료원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진료 등 의료수입은 92억5,700만원이었다. 올해 같은 기간엔 54억7,900만원에 불과 37억7,800만원이 줄었다. 하지만 정부의 손실보전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월급조차 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1차 손실금 6억4,500만원과 2차 13억1,3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추가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상진료를 재개했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이었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안동의료원은 의료진 30% 이상이 순환무급휴가에 돌입했다. 김천의료원과 영주 상주적십자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주적십자병원은 직원 월급을 일부 체불하기도 했다.

이윤식 안동의료원장은 “정부에서 손실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지방의료원은 몇 달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1~2개월 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직원들 월급조차 못 주는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며 “휴일조차 반납하고 땀을 흘리고 있는 의료진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정부 차원의 영업손실금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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