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에 ‘황금알’ 낳던 제주 면세업계 휘청

입력
2020.06.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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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제주 시내면세점들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던 제주시내 한 외국인 면세점 전경. 김영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제주 시내면세점들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던 제주시내 한 외국인 면세점 전경. 김영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제주 시내면세점들이 줄줄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시내에 추진하던 대규모 시내면세점 출점을 잠정 중단하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는 면세점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2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ㆍ신라면세점 제주점은 지난 1일부터 임시 휴업 중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이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들이 이어지면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매출 타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34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4만6,438명에 비해 98.4% 줄었다. 지난 4월 역시 1,159명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9.2%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 2월부터 영업시간 단축 등 비상경영을 해왔지만, 5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급감함에 따라 결국 임시휴업 결정을 내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까지 영업 지속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제주국제공항 운영 중단 등으로 사실상 출국객이 없어 휴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신속하게 제주점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도 6월 한달간 임시휴업에 들어간다. 우선 6월 한달간 임시휴업한 뒤 재개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휴업 기간 100명 가량인 직원의 80%를 대상으로 유급 휴직을 실시하면서, 사업장에는 최소 인력만 남기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시내에 추진하던 대규모 시내면세점 출점을 잠정 중단했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모 교육재단 소유 호텔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 면세점 건물을 지을 예정이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제주에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의 신규 면세점 특허가 언제 나올지 불투명해졌다”며 “일단 현재 면세점사업을 추진하려던 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해당 교육재단과 호텔 매매 계약을 체결할 당시 올해 5월 31일까지 정부의 제주 보세판매장(면세점) 특별허가공고가 나지 않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을 달았다. 또 취소할 경우 20억원의 해약금을 재단 측에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면세점 특허공고가 나지 않으면서 결국 면세점 사업 진출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영업시간 단축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고객이 없는 상황에서 문을 계속 열어둘 수 없게 됐다”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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