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의 삼각지'의 새벽 풍경, 몰려드는 운해 속에서 산꼭대기에 서있는 전방 남측 관측소(GP)가 망망대해의 등대처럼 외롭게 보인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의 삼각지'의 새벽 풍경, 새벽 여명 속에서 모심기를 준비하는 철원평야의 모습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의 삼각지'의 새벽 풍경. 여명이 밝아오면서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평화로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 철원군 철원읍에 위치한 소이산 정상에 오르면 광활한 철의 삼각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철의 삼각지대’는 평강, 철원, 김화를 잇는 중부 전선의 요충지로 6·25전쟁 당시 가장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남과 북이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피를 흘렸다. 양측의 희생자가 1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 얼마나 치열한 전투였는지 짐작게 한다. 지난 토요일 밤 이곳은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에서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어두운 밤 가파른 산길을 따라 소이산 정상에 있는 헬기장을 도착하니 탁 트인 풍경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더 넓은 철원평야였다. 모내기를 위해 물을 채운 논들이 어두운 밤이었지만 뚜렷하게 보였다. 이곳을 찾은 원래 목적은 일출에 붉게 물드는 논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나의 시선을 끈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저 멀리 철책 넘어 외로이 불을 밝히고 있는 전방 GP의 모습이었다.

날이 밝아오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보이는 풍경은 옆으로는 운무에 잔뜩 피어나고 어두움이 가시지 않는 초소에는 불이 환하게 밝아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외로운 섬에 우뚝 서 망망대해에서 길 잃은 배들 에게 길을 안내하는 등대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남북군사합의로 극도의 긴장감을 사라졌지만, 아직도 우리가 분단국가임과 최전방에서 밤새워 나라를 지키는 장병들에게 대한 고마움이 마음속 깊게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의 삼각지'의 새벽 풍경, 철의 삼각지에 산 넘어 아침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의 삼각지'의 새벽 풍경.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의 삼각지'의 새벽 풍경, 주변 산에는 아카시아꽃이 산 전체를 덮고 있다.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