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 주둔 미군 9,500명 감축 지시

입력
2020.06.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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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협상 어려움 겪는 한국 등 동맹 걱정하게 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메인주 길퍼드의 의료용 면봉 제조시설 퓨리티 메디컬을 방문하고 있다. 길퍼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메인주 길퍼드의 의료용 면봉 제조시설 퓨리티 메디컬을 방문하고 있다. 길퍼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비 지출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독일에 주둔하는 미군 3만5,000명 중 9,500명을 철수시키라고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갑작스러운 이 같은 결정이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등 동맹들을 걱정하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계획을 오는 9월까지 집행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WSJ는 독일에서 감축된 병력 중 일부는 폴란드와 다른 동맹국에 재배치되고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 명령은 최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명한 ‘각서’ 형식으로 내려졌다.

최근 국가정보국장 대행에서 물러난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대사는 오랫동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가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시하면서 군대 감축을 압박해 왔다. 관련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독일 주둔 미군 감축에 관한 논의가 지난해 9월 시작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국으로서 워싱턴에서 주관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메르켈 총리가 불참 의사를 밝힌 것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WSJ에 설명했다.

WSJ는 이런 조치가 미국과 핵심 동맹국 간 관계를 약화하고 적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논쟁 속에 갇혀 있는 한국을 포함해 동맹을 걱정스럽게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는 2만8,500명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둘러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간극이 커 매듭을 짓지 못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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