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시위 대응 잘못됐다” 반발에 대학 졸업식 축사 거부 당한 이방카

입력
2020.06.08 15:14
구독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위치타주립대 기술대학 졸업식 축사 용도로 미리 녹화했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트위터 캡처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위치타주립대 기술대학 졸업식 축사 용도로 미리 녹화했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원래 예정됐던 대학 졸업식 축사를 거부당했다. 인종차별 시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 때문인데, 이방카 측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 당했다며 대학 측 조치를 비난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 등은 7일(현지시간) 캔자스주(州) 위치타주립대 기술대학이 지난 4일 온라인 ‘가상 졸업식’에서 이방카의 영상 축사를 틀기로 했다가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흑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 국면에서 정부가 보인 대응 방식을 학생과 직원들이 문제 삼은 탓이다. 제니퍼 레이 위치타주립대 교수는 이방카의 축사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대학 언론에 “트럼프 행정부는 시위 원인을 무시하면서 평화 집회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라고 명령했다”면서 축사를 반대했다. 이에 제이 골든 위치타주립대 총장과 쉬리 우태시 기술대학장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대학은 학생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며 축사를 전격 취소했다.

이방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리 녹화된 축사 영상을 공개하며 대학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방카는 “미국 대학 캠퍼스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며 “‘취소 문화(cancel culture)’와 차별적 시각은 학계와는 대척점에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위치타대가 학교를 알릴 소중한 기회를 잃었다”면서 “이번 일로 사상의 자유와 대학이 학업 및 관용의 중심이라는 인식이 피해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