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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증거 인멸ㆍ도주 우려” 

 계부, “딸에게 정말 미안하고 아직도 사랑해”… 뒤늦은 후회 

경남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고개를 떨군 채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창녕에서 9살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계부(35)가 15일 구속됐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영장전담 신성훈 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계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 3시간 30분만에 전격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4일 계부에게 아동복지법(상습학대) 위반 및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계부는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밀양경찰서 유치장을 출발해 창원지법 밀양지원으로 향했다.

오전 10시 25분쯤 짙은 회색 모자를 쓰고 흰 마스크를 쓰고 밀양지원에 도착한 계부는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의붓딸을) 남의 딸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 딸이라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 친모의 학대 가담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그저 미안할 뿐이다. 이 모든 게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제 잘못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대 아동이 욕조에서 숨을 못 쉬게 학대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욕조에 (의붓딸을) 담근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계부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초등학생 의붓딸 A양을 쇠사슬로 묶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이는 등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한 혐의를 받는다.

계부와 함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지난 10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계속 호소해 지난 12일 도내 한 병원 행정입원해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경찰은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이 나오면 바로 친모에 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지붕을 타고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양은 몸 여러 곳에 골절이 있었고, 심한 빈혈증세까지 보였다. 또 눈 부위에 멍이 들고 손과 발은 심하게 부어 있는 등 화상의 흔적도 있었다.

구사일생으로 계부와 친모의 학대에서 벗어난 A양은 지난 12일 2주만에 퇴원해 현재 아동쉼터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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