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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맨’ 케빈 메이어, 트럼프 정부의 틱톡 견제 이겨낼까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TikTok)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된 케빈 메이어. 에피파이 캡처

중국에서 만든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TikTok)이 미국 시장 확장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갈 길이 순탄치만은 않은데요.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 군(軍)에 틱톡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린 거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공군과 해안경비대가 소속 장병들에게 정부가 지급한 어떤 기기에서도 틱톡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는 틱톡이 사용자 위치 추적 데이터와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중국 당국에 의한 스파이 행위 가능성 등에 대비한 조치입니다.

당시 틱톡은 중국 정부가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요청한 적이 없고, 또 그런 요청이 있더라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죠.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을 견디고 몸집을 더 불릴 수 있을까요? 틱톡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케빈 메이어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월트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메이어는 1일(현지시간)부터 틱톡의 CEO를 맡게 됐습니다.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지난달 18일 메이어를 자사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틱톡 CEO로 영입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메이어는 성명을 통해 “바이트댄스의 놀라운 팀(틱톡)에 합류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틱톡에서 독특한 것을 만드는 데 감명 받았고, 바이트댄스의 다음 단계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메이어의 이직이 화제가 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최근 틱톡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 때문입니다. 모바일 데이터 수집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 월간 사용자수는 약 6억6,500만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1년 전 대비 80% 늘어난 수치입니다. 현재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틱톡은 2017년 출시 후 현재까지 앱 누적 다운로드 건수만 20억 건이 넘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 앱 다운로드 건수만 3억1,500만건에 달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앱 다운로드 건수 가운데 최고치라고 합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플랫폼 틱톡. 이곳을 이끌 새 수장, 메이어가 궁금합니다.

 디즈니서 잔뼈 굵은 비즈니스맨, 플레이보이 근무 경력도 
틱톡 자료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한 메이어는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1993년 디즈니에 입사하며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각 부서의 사업 계획 등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은 메이어는 잠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지난달 18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메이어는 2000년 2월,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온라인 자회사인 플레이보이닷컴 CEO를 7개월 동안 맡기도 했습니다. 이후 클리어 채널 월드와이드, LEK컨설팅 회사 등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무를 맡은 메이어는 2005년 디즈니로 복귀합니다.

새롭게 복귀한 디즈니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M&A 실무였는데요.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픽사 등 인수를 주도해 디즈니 몸집을 키우는데 일조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을 만드는 회사인 밤테크를 인수해 지난해 11월 디즈니플러스도 론칭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6개월 만에 5,4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고, 그 공은 메이어에게 돌아갔습니다. 당시 디즈니 CEO였던 밥 아이거는 메이어를 가리켜 “최고의 전략가”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미국 시장 개척ㆍ이익 창출… 메이어 어깨에 올려진 짐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틱톡. 유튜브 캡처
 

적극적인 인수 합병과 디즈니플러스의 성공 등으로 업계에서는 메이어가 차기 디즈니를 이끌 새 CEO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는데요.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1월 CNN은 디즈니의 새 CEO가 메이어가 아닌, 밥 차펙에게 돌아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메이어가 경쟁에서 밀리고 틱톡 CEO로 이직하게 된 건데요. 이런 변화가 그에게 독이 될까요, 약이 될까요.

그의 어깨에 놓인 짐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앞서 전한 틱톡의 미국 시장 내 확장 외에도, 이익 창출이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놓여 있죠. 현재 틱톡이 전 세계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10대가 주 사용자인 만큼 실제 매출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CNBC는 “틱톡이 미국 10대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광고로 인한 매출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도했습니다.

디즈니플러스 성공을 주도했다 중국 업체로 적을 옮긴 이 비즈니스맨의 앞길은 과연 어떨까요. ‘틱톡커’(TikToker)는 물론이고 전세계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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