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 본격화

입력
2020.06.18 14:56
수정
2020.06.19 12:52
17일 오후 세종시 전월산 인근에서 열린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착공식에서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17일 오후 세종시 전월산 인근에서 열린 한국불교문화체험관 착공식에서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기독교계의 반발로 주춤하던 세종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전날 세종시 전월산 일원 S-1생활권 특화종교용지에서 세종 한국불교문화체험관 및 광제사 대웅전 착공식을 가졌다.

체험관은 1만6,000㎡ 부지에 지상 3층 5,495㎡ 규모로 2021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곳은 명상ㆍ다도체험실, 미술ㆍ공예ㆍ조리 등을 위한 실습실, 전시ㆍ열람ㆍ다목적실 등이 갖추고, 불교와 관련한 각종 체험ㆍ교육의 장으로 활용된다.

착공식에는 원행스님(총무원장), 환성스님(세종불교사암연합회장), 이기흥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대한체육회장 겸임)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춘희 세종시장과 조상호 경제부시장,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도 참석해 착공식을 축하했다.

착공식은 개토제에 이어 개회식, 불경 낭독, 추진경과 및 향후 계획 보고,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원행 총무원장 스님은 인사말에서 “한국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은 행정수도 세종시의 전통문화핵심 인프라 구축”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그러면서 “시민과 국민의 불교문화 체험을 책임지며, 시민과 함께 하는 복합문화 거점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문객 모두에게 마음의 경계를 벗어난 평온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문화체험관은 조계종의 숙원사업이다. 조계종은 2014년 3월 이 곳 부지를 매입한 데 이어 2017년 11월 설계용역 입찰공고, 2018년 5~12월 세종시 부지형상변경 협의 및 마스터플랜 제출, 2019년 6월 건축심의 최종 승인, 9월 조달청 설계적정성 검토를 거쳐 이날 첫 삽을 떴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기독교계의 반발로 사업은 주춤거렸다. 기독교계가 행복도시건설청장과 세종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교용지사업계획 무효확인 소송 등 3건의 소송을 내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2017년 행복도시건설청이 해당 용지를 수의 계약으로 조계종에 공급하고 세종시가 불교체험관 예산을 지원하자 이는 헌법 상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종교용지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최근 “불교체험관 건립으로 원고인 기독교연합회가 구체적인 이익을 침해 당했다고 볼 수 없다”며 건설청의 손을 들어주며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다만 세종시민 36명이 참여해 세종시를 상대로 제기한 불교체험관 건립비 지원계획 취소 소송과 건설청 및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한 종교용지 특화계획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법적 변수는 남아 있다.

조계종은 기독교계의 반대와 무관하게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원행 총무원장 스님은 이날 “불교문화체험관 건립은 종교라는 입장에서만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전통문화 보존계승은 문화국가의 지향점이요, 국가경쟁력 제고의 바탕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희 시장도 이날 불교문화체험관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축사에서 “전통문화의 반 이상이 불교와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교문화체험관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건물 바로 앞에 국립수목원과 호수공원이 있고, 중앙공원이 들어서서 시민 휴식터이자 문화벨트로 역할하리라 생각한다”면서 “불교문화체험관을 거점으로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고, 세종시가 문화수도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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