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성인 뇌병변장애인’위한 종합돌봄센터 문 연다

입력
2020.06.18 15:01

1호는 11월 서울 마포에 개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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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었던 성인 뇌병변장애인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설이 전국 최초로 서울시에 문을 연다.

서울시는 학령기 이후 갈 곳 없는 성인 뇌병변장애인에게 교육 돌봄 건강관리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뇌병변장애인 비전(vision)센터’를 올 11월 마포구에서 개소한다고 18일 밝혔다.

뇌병변장애인은 뇌졸중, 뇌손상, 뇌성마비 등 뇌의 기질적 손상 때문에 경제활동은 물론 걷고 움직이고 말하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현저한 제약이 있다. 현재 주간보호센터, 복지관 등 전용시설이 있지만 종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용시설은 없는 실정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비전센터에서는 뇌병변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은행업무 보기, 장보기와 같은 사회적응훈련, 직업능력향상 교육 등 필수교육과 함께 감각활동, 생애주기별 특별활동 등 선택교육을 병행한다.

또 의사와 간호사를 배치해 건강관리도 지원한다. 뇌병변장애인들은 뇌전증, 희귀난치성 등 복합ㆍ만성질환을 앓거나 언어, 시각 등 중복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평생 재활ㆍ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센터 시설도 뇌병변장애들에 최적화한다. 뇌병변장애인이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혼자 이동이 힘든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1인당 활동 면적을 9.9㎡ 이상 확보한다. 15명 이상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바닥 높낮이 차를 없애고 자동문ㆍ승강기도 설치한다. 대소변흡수용품 교환침대, 장애인 목욕용 침대, 천장주행형 이송장치 ‘호이스트’ 등 특수설비도 구비한다. ‘비전센터’라는 이름도 ‘밝은 미래’라는 의미를 담아 뇌병변장애인 부모들이 직접 지었다.

중증중복 뇌병변장애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중증의 뇌병변장애인들은 특수학교를 졸업하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어 졸업식날은 ‘당장 다음날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나’하는 걱정으로 울음바다가 됐다”며 “비전센터가 생긴다니 ‘우리 아이도 소외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시는 앞으로 매년 2곳씩 비전센터를 확충, 2023년까지 총 8개소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19일부터 7월17일까지는 두 번째 비전센터 조성을 위한 공모를 실시한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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