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가동 초읽기… 만만찮은 한계론

입력
2017.09.07 17:41
구독

발사대 패드 설치 등 공사

美 내부 절차 끝나는대로 가동

軍, 2020년까지 KAMD와

중첩 방어체계 구축 기대

수도권 방어 못하는 등 한계론

宋국방 “SM-3 미사일 도입 구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가 예정된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성주=홍인기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가 예정된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키고 있다. 성주=홍인기 기자

완편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1개 포대의 정상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5개월 동안 배치가 미뤄져 온 잔여 발사대 4기의 경북 성주 주한미군 기지 반입이 7일 완료되면서다. 추가 발사대 패드 설치 등 기본 공사가 끝날 경우 곧장 북한 미사일 탐지ㆍ요격을 위한 사드 전력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심은 여전하다.

국방부는 7일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임시 배치를 오늘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날 국방부 예고대로 주한미군은 이날 경기 평택시 오산 기지에 보관하던 발사대 4기 등을 육로를 통해 성주 기지로 옮긴 뒤 주민ㆍ시민단체의 저지선을 뚫고 기지 안에 들여놨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개 포대 규모의 작전 운용 능력을 구비하게 됐다”며 “미측의 내부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와 48발 이상의 미사일, 레이더, 발전기, 통제 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주한미군은 당장 사드 가동을 위한 시설 공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우선 발사대 아래 최종 배치 때까지 콘크리트 패드 대신 임시로 까는 금속 패드의 보강이 이뤄진다. 미사일이 나갈 때 발사대가 흔들리면 요격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로 확장 공사도 필요하다. 지난해까지 골프장 전동 카트가 오가던 길이어서 큰 군용 차량이 다니기엔 폭이 충분하지 않다. 아울러 미군 장병 숙소로 쓸 수 있게 클럽 하우스를 개축하는 일도 병행될 예정이다.

핵심은 전기 공급 시설 공사다. 4월 배치된 발사대 2기와 레이더 등 일부 장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미군은 발전기를 가동해 왔다. 레이더를 돌리려면 고압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발전기용 기름이 사드 배치 반대 주민 등에 의해 막힌 육로 대신 헬기로 들어오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고 불안정한 전력 탓에 장비가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그러나 전기 공사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1주일 내에 사드 가동은 가능할 것으로 짐작된다. 사드 장비 기지 반입 6일 만인 5월 2일, 주한미군은 사드가 작동 중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2차 공여 부지를 포함한 70㎡ 면적의 전체 기지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별도로 실시된다. 국방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미측에 공여하기로 한 전체 부지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고 엄정하게 시행한 뒤 그 결과를 반영,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1차 공여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만큼, 일반평가 종료까지 통상 기간(1년)보다 덜 걸리지 않겠냐는 게 국방부 예상이다.

40~150㎞ 고도에서 종말 단계 미사일을 요격하는 주한미군 사드가 정상 운용되면 2020년 초반까지 우리 군이 구축할 방침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중첩 방어체계가 이뤄져 북한 미사일 요격 기회도 확대되리라고 군 당국은 기대한다. KAMD는 하층 고도(40㎞ 이하) 방어체계다.

물론 성주 기지에 배치된 사드 1개 포대만으론 서울 등 수도권까지 방어할 수 없고 북한이 낮은 각도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드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한계도 적지 않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ㆍ행정안전부ㆍ환경부 장관 합동 브리핑에서 “SM-3을 도입,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현재 구상 중”이라고 했다. SM-3는 대기권 밖인 500㎞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대공 미사일이다. 하지만 저각 발사에 취약한 건 SM-3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국회 국방위원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안보 위기에 편승한 미국의 고가 무기 구매 요구를 다 수용하다가는 막대한 예산의 지속적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