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드 배치, 미국 평가 못받고 중국선 보복”

입력
2017.09.0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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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탄소포럼-친환경 저탄소도시 이니셔티브 선언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파리협정과 신기후체제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탄소포럼-친환경 저탄소도시 이니셔티브 선언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파리협정과 신기후체제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전후로 한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아태정책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제일 맹방으로 생각하는 미국에게도 별로 평가를 못 받고, 중국으로부터도 완벽한 보복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복을 받을 때 받더라도 확고한 의지만 가지고 있었다면 훨씬 더 (보복을) 줄일 수 있었다”며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보였던 여러 가지 일들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북한 6차 핵실험으로 도래한 안보 위기와 관련해서도 “휴전협정 서명 이래 한반도 상황은 지금 가장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며 “그 전에는 소총, 장총, 대포로 이야기하는 것이고, 지금은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최첨단 21세기 무기가 북한 손에 있고 계속 도발을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어디 갈 데가 없는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도 국가적ㆍ이념적 정체성이 정확하지 않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며 “이럴 때일수록 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북한이란 집단이 세계사에도 보기 드문 아주 특이한 집단이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민들이 아주 확고한 안보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간의 대북정책을 두고도 “햇볕정책, 화해협력 정책, 상호주의, 압박 정책 등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어떠한 것도 효과적이지 않았다”며 “햇볕이건 화해건 상호주의건 압박이건 어느 당, 누가 대통령이 됐건 그때그때 정책이 있었는데 이제 지나서 보면 이 모든 것에 대해 우리 일부가 다 스스로 조금씩은 책임을 공유해야겠다. 어느 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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