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잡아라”... 中 학교에 ‘공안 교감’ 배치 초강수

“학폭 잡아라”... 中 학교에 ‘공안 교감’ 배치 초강수

입력
2022.02.27 18:00
19면

초·중등학교에 사법기관 관계자 교감으로 배치
10대 비행 범죄 예방 등 학폭 예방·규제 임무
처벌에 초점...인성교육은 빠졌다 지적도

중국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텅쉰왕 캡처

중국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텅쉰왕 캡처


중국이 오는 5월부터 모든 초·중등학교에 판사·검사·경찰 인력을 비상임 교감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형사 처벌 연령을 12세로 낮춘 것도 모자라 아예 교내에 공권력을 들여 학교 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초강수다.

지난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고등법원은 사법기관 관계자를 초·중등학교의 시간제 교감으로 임명하는 것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의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법원과 검찰, 공안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인력이 '시간제 교감직'을 맡아 △법률 교육 △학생 권리 보호 △비행 범죄 예방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학생에 대한 처벌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학교 폭력 예방 특활 교감직 임명은 2003년부터 관행적으로 일부 시행돼 왔다. 학교 폭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이를 전국의 23만5,000개 초·중등학교로 확대·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왕다콴 교육부 정책부국장은 "교감이 관련 법규에 대해 교육하고 사건을 즉시 처리하는 것은 물론 괴롭힘을 가하는 학생을 교육해 괴롭힘 예방과 통제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선 2010년대 들어 왕따는 물론 폭행, 살해, 시신 유기 등 10대 청소년 범죄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위의 교내·외 흉악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2월 산시성 한중시에선 중학교 1학년인 13세 소년이 이웃에 사는 6세 남아를 살해해 시신을 은닉하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같은 해 1월 안후이성 밍광시에선 여중생 2명이 교내 화장실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같은 반 친구의 뺨을 64차례 때려 중상을 입혔고, 2020년에는 랴오닝성 다롄시의 13세 소년이 10세 소녀를 성폭행한 뒤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2016년 차이나유스데일리가 중국의 7개 대도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의 26%가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9월 중국 사법 빅데이터연구원에 따르면 2015~2017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학교 폭력 사건이 2,600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89%는 피해자가 다치거나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12.4%였던 14세 미만 청소년 범죄율은 2016년 20%로 5년만에 약 7.6%포인트 증가했다.

날로 흉악해지는 10대 범죄를 잡기 위해 중국 정부도 안간힘이다. 2017년 학교폭력 종합관리방안을 마련한 중국은 2020년에는 기존 형법을 개정해 형사 처벌 가능 연령을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한 '만 14세 이상'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다.

반면 이 같은 노력이 얼마나 만족스러운 효과를 가져오겠냐는 의문도 있다. 중국이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내놓은 최근 조치들은 사법기관 인력 교내 배치, 형사 처벌 강화 등 주로 법적 처벌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성교육'을 통한 자연스러운 교내 분위기 정화라는 근본적 해법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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