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까지 유발하는 황반변성, 자가 진단 방법은?

입력
2022.09.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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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전조 증상. 서울대병원 제공

황반변성 전조 증상. 서울대병원 제공

눈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黃斑ㆍyellow spot)은 시세포가 밀집돼 빛을 선명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은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심해지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고령인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고도 근시 등이 있으면 젊은 사람 역시 발병 가능하다. 유전ㆍ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흡연ㆍ자외선 노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된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시세포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것이다. 초기에는 시력에 이상이 없지만 노폐물이 많이 쌓여 망막이 위축되는 말기 단계에 이르면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 맥락막 부위에 비정상 신생 혈관이 발생한 상태다. 신생 혈관에서 발생한 출혈·부종이 망막 구조를 빠르게 손상시켜 발생 초기부터 시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치료가 늦으면 실명할 위험도 있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중심 암점(暗點)’ ‘변형시(變形視)’ 같은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중심 암점은 물체 중심에 보이지 않는 부위가 생기는 증상이다. 변형시는 사물이나 직선이 휘어서 보이는 것을 뜻한다. 두 눈으로 보면 자각하기 어려워 한쪽 눈을 가리고 한 눈씩 검사해야 한다.

이 같은 증상을 스스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암슬러 격자’를 이용하는 것으로 △선이 휘어 보이거나 △중심 점이 보이지 않거나 △선이 끊어져 보이거나 안 보이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안과를 방문해 망막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황반변성을 진단하는 암슬러 격자. 정상인이 본 사야(왼쪽)와 황반변성 환자가 보는 시야(오른쪽).

황반변성을 진단하는 암슬러 격자. 정상인이 본 사야(왼쪽)와 황반변성 환자가 보는 시야(오른쪽).

황반변성 진단을 위해 여러 검사를 실시한다. 빛을 이용해 망막 단층을 확인하는 ‘빛 간섭 단층 촬영술’을 진행하며, 조영제를 주입해 망막 혈관 상태를 평가하는 ‘형광 안저 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빛 간섭 촬영술은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건성 황반변성이라면 초기에는 꾸준히 관리하고, 중·후기에 이르면 비타민ㆍ루테인ㆍ지아잔틴 같은 항산화 물질 보조제 복용 등을 통해 증상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다.

습성 황반변성은 적극적인 시력 보존 치료가 필요하다. 주로 ‘항혈관 내피 세포 성장 인자 유리체강내 주사 요법’을 1차 치료법으로 시행한다. 다만 주사 요법은 지속 시간이 짧아 반복 치료가 필요하고, 환자마다 치료 반응과 재발 간격도 다양하다.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황반변성 치료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차 치료로 수술하는 경우는 적지만, 습성 황반변성 환자 중 망막하 출혈이 심하거나 유리체 출혈이 발생한 환자는 ‘유리체 절제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이은경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을 이른 시기에 발견하면 실명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발병 후에도 관리를 통해 시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며 “꾸준한 자가 진단과 정기검사로 황반변성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예방하기 바란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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