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으로 고체연료 만든다...일상 속 탄소 절감 나선 농협[클린리더스]

입력
2022.10.19 20: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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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캠페인·우분으로 고체연료 제작
농촌소멸, 고물가 대응에도 적극 나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지난달 21일 열린 제3차 범농협 ESG 추진위원회에서 '61억 걸음 걷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결정한 추진위 위원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지난달 21일 열린 제3차 범농협 ESG 추진위원회에서 '61억 걸음 걷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결정한 추진위 위원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농업인·국민과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일상생활 속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에 솔선수범하겠다.”

(지난달 21일 이재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1960~70년대 식량증산 운동으로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한 농협이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ESG 경영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100년 농촌 운동’ 등을 통해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 되살리기에도 발 벗고 나섰다.

“61억 걸음 걸으면 나무 6만1000그루 식재”

지난달 21일 열린 제3차 범농협 ESG 추진위원회에서 농협은 탄소저감 실천문화 확산과 ESG 공감대 형성을 위해 ‘농협과 함께 걷는 61억 걸음 걷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가까운 거리는 차량을 타는 대신 걸어서 다니며 건강도 챙기고, 탄소배출도 줄이자는 취지다. 농협은 목표인 61억 걸음 달성시 6만1,000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61억 걸음은 지구 100바퀴에 달하는 거리”라며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동시에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구현하자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캠페인 참가를 위해 NH농협생명이 출시한 ‘NH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참가자들이 걸을 때마다 해당 앱이 걸음 수를 측정한다.

이날 회의에선 저탄소 농업구조 전환 및 생산·유통 단계에서의 탄소배출 감축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이 부회장은 “농식품 분야의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하여 농업인들이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농협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농협은 ‘ESG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광장에서 열린 임직원 나눔장터 '농RUN마켓'에서 겨울 외투를 기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광장에서 열린 임직원 나눔장터 '농RUN마켓'에서 겨울 외투를 기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그중 하나가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농협은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 현대제철과 ‘우분 고체연료 생산·이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똥으로 고체연료를 만들어 화석연료 사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우분 고체연료 1톤을 만들기 위해선 3~4톤의 가축분뇨가 필요해 골칫거리인 분뇨 처리 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철소 등에서 유연탄 대신 우분 고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고체연료 1톤당 1.5톤의 온실가스 발생도 줄일 수 있어 ‘일석삼조’ 효과가 있다.

농촌 소멸, 스마트팜 등 경쟁력 강화로 대응

농협은 ‘농촌 소멸’이란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자 올해 △활기찬 농촌 △튼튼한 농업 △잘사는 농민 △신뢰받는 농협을 4대 목표로 내걸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농촌 소멸 문제는 식량 안보가 무너지는 국가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노후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범국민적인 노력이 결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47년 전체 시·군·구의 약 67%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우선 농협은 농협·기업 간 상호교류 사업인 ‘도농사(社)랑운동’ 등을 확산해 농산물 수요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업 경쟁력 강화, 영농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보급형 스마트팜 모델을 발굴하고, 2027년까지 스마트팜 선도농가 300가구를 육성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농작물 수확을 돕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 농작물 수확을 돕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금융 부담을 줄이고자 1인당 최대 5,000만 원을 최저 연 2.0% 금리로 빌릴 수 있는 ‘새출발 농촌희망 저금리대출’도 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식량자급을 위한 밀 산물 수매 시범사업, 두류 계약재배 사업 등 정부 정책을 보조하는 다양한 사업에 적극 참여해 농가 소득 증대에 나서기로 했다.

3600억 원 규모 장바구니 물가 지원

최근 계속되는 고물가로 커지는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3,600억 원 규모의 ‘따듯한 동행’ 사업도 진행 중이다. 물가 급등 100대 품목 가격 할인, 제철 농산물 가격 상시 할인, 농협주유소 유류 저가 공급,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을 통해 장바구니 물가 완화에 나선 것이다.

6월 해당 계획을 발표한 농협은 현재(8월 말 기준)까지 2,617억 원(73%)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물가급등 100대 품목을 30% 할인해 329억 원, 마늘·양파·수박 등 제철 농산물 할인에 134억 원 등을 보조했다.

수확기를 맞아 농촌일손돕기에도 연일 나서고 있다. 농협중앙회 디지털혁신실에선 이달 14일 경기 화성 소재 송산농협 직원 등과 함께 관내 농가를 찾아 들깨 수확 작업을 도왔다. 농촌지원부에선 김포시지부와 신김포농협 임직원들과 함께 30여 명의 봉사단을 꾸려 시설원예농가 하우스를 정비했다. 오정석 농촌지원부장은 “원활한 영농인력 지원에 최선을 다해 농업인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농협 로고. 농협중앙회 제공

농협 로고. 농협중앙회 제공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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