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을 뭉치게 만드는 북한의 도발

한·미·일을 뭉치게 만드는 북한의 도발

입력
2022.11.16 00:00
26면

6년여 만에 이뤄진 연쇄 한미일 정상회담
프놈펜 3국 공동성명의 진전된 합의사항
안보협력이 한일관계 정상화로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의 초석을 다졌다.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사이에서도 미·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처럼 한·미·일 3국 간 릴레이 정상회담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최근 들어 한층 격화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 징후이다.

한·미·일 3국이 다자회담장에서 한·일, 한·미, 미·일, 한·미·일의 릴레이 방식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2016년 3월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담 이래 6년 7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강행하였고 이에 유엔 안보리는 최고수위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연쇄적 정상회담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도를 넘고 있는 현 상황을 한·미·일 3국이 얼마나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방증이다.

3국 정상은 '인도 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는데 이처럼 포괄적인 성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세 가지가 주목을 끈다. 첫째, 3국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확장 억제(핵우산)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둘째, 북한 미사일 위협에 각국의 탐지, 평가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3국은 북한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 공유키로 합의했다. 셋째, 3국 정상은 글로벌 공급망의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한·미·일 경제안보 대화체 신설에 합의하고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현재 한·일 간 대립 쟁점이 되고 있는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일시중단 사태를 정상화하고 푸는 데도 일종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즉, 미사일에 대한 실시간 정보공유는 복원과정에 있는 한·일 GSOMIA의 실질적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한·미·일 경제안보협의체 대화 신설과 공급망 협력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사실상 철회와 연동되는 합의로 해석된다.

한·미·일 회담과 더불어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점진적으로 추구되어 온 한·일관계 개선을 한층 촉진하는 성과로 귀결될 전망이다.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양 정상은 처음으로 회담 테이블에 앉았지만, 한국 측의 사전 발표에 불쾌감을 품은 일본 측은 '간담'이라고 깎아내리는 등 회담 형식을 두고 내외적 논란이 일어 회담의 의미가 퇴색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2019년 중국 청두에서 개최된 회담 이래 약 3년 만의 정식 회동으로 기록될 것이다. 일본 측이 징용문제 해결 전 정상 간 만남을 꺼리던 기존 태도를 바꿔 회담에 응한 것은 한국 측의 관계개선 의지에 화답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 정상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중대 도발로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한·일 갈등의 뇌관인 징용 문제에 관해서는 외교 당국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고, 정상 간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또한 두 정상은 양국 간 인적교류가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국민 간 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이렇게 보면 한일관계 개선을 촉진하고 있는 촉매제는 다름 아닌 북한발 미사일·핵위협이며 이에 대항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체 구축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안보 협력이라는 구심력이 징용문제와 수출규제 그리고 GSOMIA 문제로 갈등을 벌이고 있는 한·일 관계를 다시금 묶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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