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 방어 위해 끝까지 싸웠다... FTX와 달라"

입력
2022.11.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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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가치 방어 위해 설립된 '루나파운데이션가드'
"암호화폐 3.7조원어치 사용해 가치 방어 시도"
"횡령·오용 없다... 중앙화 플랫폼 아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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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17일 스테이블코인 테라USD(테라)와 암호화폐 루나의 가치가 붕괴하던 당시 테라의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이날 제3자인 컨설팅업체 JS헬드의 명의로 작성된 기술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테라 사태 당시 가치 방어를 위해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가 암호화폐 28억 달러(약 3조7,184억 원)어치를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LFG가 당시 보유하던 비트코인 8만81개와 4,98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테라 가치 방어를 시도했으며, 테라폼랩스 역시 6억1,300만 달러를 추가 지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테라는 1테라 가치를 1달러로 고정(페그)하려는 스테이블코인인데, 당시 테라가 이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대규모 매도가 발생했고, LFG는 이에 대항해 지급준비금을 활용해 가치 방어를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보고서는 LFG의 자본이 모두 테라 가치 방어를 위해 사용됐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아 있음을 밝히고 있다"며 "우리는 최후까지 테라와 그 보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싸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뭔가가 잘못됐을 때 사기를 의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모든 암호화폐 사업의 실패 사례를 사기로만 치부한다면 우리는 실패에서 배울 수 없다"면서 "테라는 중앙집중화된 플랫폼이 아니었고, 자산을 잘못 사용하거나 사기가 드러났기 때문에 붕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파산한 코인 거래소 FTX가 잘못된 내부 거래와 예치된 고객의 자금을 사용한 점 때문에 비판받았지만, 테라는 그와 같은 이유로 무너진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권 대표가 FTX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두 가지 붕괴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셈이다.

"LFG 횡령 흔적 없어" 검찰 주장과 배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암호화폐 미디어 스타트업 '코이니지' 유튜브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암호화폐 미디어 스타트업 '코이니지' 유튜브 캡처

권 대표는 테라가 "실패했지만 사기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테라 보유로 인해 많은 이들이 손실을 입었고 그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누군가 테라의 디페깅(1달러=1테라 붕괴)을 의도적으로 일으켰다는 소문 등이 제기되고 있고 사실이 밝혀지길 바라지만, 궁극적으론 그건 상관이 없다. 미래의 분산화 화폐는 모든 공격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보고서는 LFG가 횡령이나 오용을 한 흔적이 없으며, 법 집행기관에 의해 LFG 자금이 동결된 뒤 LFG의 모든 자금은 자체 호스팅 지갑에 보관됐고 다른 곳으로 이동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테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한국 검찰의 주장과 배치된다.

앞서 서울 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달 권 대표가 LFG 재단의 자산을 은닉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쿠코인과 OKX 거래소에 요청해 자산 약 950억 원어치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자신이 이들 거래소를 이용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자면 검찰은 LFG나 권 대표와는 무관한 코인을 동결한 셈이 된다.

권 대표는 현재 인터폴의 적색수배 통보가 내려져 있지만 SNS와 온라인 방송 등에서 지속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유럽의 모 국가로 이동한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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