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곽상도·대양금속·하얏트 주차장… 대장동과 쌍방울·KH의 연결고리

입력
2022.12.23 04:30
수정
2022.12.23 18:13
5면

[수상한 왕국:쌍방울·KH그룹의 비밀]
<3> 대장동과 그들의 관계는
쌍방울 5인 곽상도에 2000만원 후원금
김만배 100억 받은 토목업자 M&A 투자
김만배, KH 인수 하얏트 주차장 매수 시도
KH "부채 상환 위해 매각… 김씨와 무관"

편집자주

한국일보는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한 쌍방울·KH그룹의 수상한 역사를 두 달간 추적했다. 이들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덩치를 키웠고, 수상한 자금이 모이는 곳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검찰·정치권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별종 왕국을 건설한 두 그룹을 해부했다.


[수상한 왕국:쌍방울·KH그룹의 비밀] 바지사장 앉혀 조종 ‘판박이’…추적 힘든 현금으로 기업 인수도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쌍방울과 KH그룹의 자금을 따라가다 보면 수상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쌍방울 전환사채(CB)는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결되고, 쌍방울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안겨준 SBW생명과학(구 나노스) CB는 대북송금 및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있다. KH필룩스의 CB도 쌍방울에 인수되는 등 KH그룹의 자금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흘러나온 돈도 쌍방울·KH와 연결된 흔적이 발견된다. 한국일보가 쌍방울·KH와 대장동 일당과의 관계를 추적한 결과 교집합이 여럿 있었다. △곽상도 전 의원 후원금 △대양금속 인수 △하얏트호텔 주차장 부지 매각 등이다.

쌍방울 관계자 5명 곽상도에 2000만원 후원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쌍방울그룹 전·현직 임원 및 관계자 5명은 2016년 2월 29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2,00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20년 지기인 △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최우향씨를 비롯해 △이인우 광림 전 대표 △제우스제1호투자조합 김모 조합장 △쌍방울그룹 전 지주사인 칼라스홀딩스 사내이사 김모씨 △미래산업 사내이사 김모씨 등이 각각 400만 원씩 후원했다. 정치자금법상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최대 한도는 1인당 500만 원이다. 쌍방울그룹이 같은 날 같은 금액을 후원한 점에 비춰보면, 이들 5명을 통해 곽 전 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

최씨 등 5명은 20대 총선을 두 달 정도 앞둔 시점에 후원금을 냈다. 이들보다 나흘 앞선 2월 25일에는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가 곽 전 의원에게 500만 원을 후원했다. 남욱 변호사의 부인도 2월 23일 500만 원을 후원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곽 전 의원은 2016년 3~4월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하나은행이 화천대유가 꾸린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탈하려고 하자, 곽 전 의원이 김만배씨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을 설득해 문제를 해결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동 일당뿐 아니라 쌍방울 관계자들까지 무더기로 곽 전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것을 보면, 쌍방울이 대장동 사업과도 연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우향씨의 존재도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한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김만배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구치소 앞에 나타나 짐을 들어주면서 '오토바이 헬멧남'으로 불렸다. 김만배씨와 김성태 전 회장을 연결해준 것도 최씨로 알려져 있다. 최씨는 현재 김만배씨의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곽 전 의원은 '쌍방울 관계자들의 고액 후원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최씨 등 5명이) 누군지도 모르고, 후원금을 낸 사실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해선 "청와대 민정수석 되기 전에 변호사 할 때 사건으로 한 번 본 적이 있을 뿐, 그에 대해 아는 건 없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선 전혀 몰랐던 사안이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10월 14일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헬멧을 쓰고 마중 나온 쌍방울 전 부회장 최우향(구속)씨의 도움을 받으며 경기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자금 흘러간 곳, 쌍방울·KH 그림자

김만배씨의 자금이 쌍방울·KH그룹과 얽히는 지점은 또 있다. 김만배씨는 2019년 4월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인척이자 위례·대장동 사업 분양대행업체 대표인 이기성씨에게 109억 원을 건넸고, 이씨는 이 가운데 100억 원을 토목업자 나석규씨에게 전달했다. 나씨는 이 가운데 30억 원을 같은 해 12월 30일 대양금속 인수를 위해 KH건설이 설립한 에프앤디투자조합 지분 25만 주를 매입하는 데 썼다.

앞서 KH건설은 같은 해 12월 3일 에프앤디투자조합 지분을 매각했다. 대양금속 채권단과의 주식 매매계약 예정일(12월 11일)을 8일 앞둔 시점이었다. KH건설이 빠진 자리에 나석규씨가 들어온 모양새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KH건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핵심 회사인 착한이인베스트와 금전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KH그룹 계열사인 KH건설과 장원테크는 2019년 4월 착한이인베스트에 각각 20억 원과 30억 원을 빌려줬다. 착한이인베스트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실소유한 회사로 2018년 11월 쌍방울 전환사채(CB) 1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곳이다. 해당 CB 가운데 20억 원어치가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리한 이태형 변호사에게 전달된 게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KH그룹은 착한이인베스트에 빌려준 자금을 모두 돌려받았다는 입장이다. KH 관계자는 “나씨가 대양금속 지분을 인수한 시점은 KH가 지분 인수를 철회한 지 한 달이 지난 뒤로, 나씨의 투자와 KH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대장동과 엮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김만배, KH그룹 하얏트 주차장 사려 한 정황

KH가 인수한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의 주차장 부지를 김만배씨가 매수하려 한 정황도 있다. 이곳에 타운하우스를 짓기 위해서다. 2019년 12월 하얏트호텔을 인수한 KH는 호텔 주차장 부지 매각에 적극적이었다. KH는 2021년 11월 약 2,000억 원에 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에 주차장 부지를 매각했다.

당시 김만배씨도 호텔 주차장 부지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김씨는 하얏트호텔에 들어설 고급 주택의 모델하우스를 짓기 위해 2020년 1월 경기 성남시 운중동에 62억 원 상당의 타운하우스를 매입하기도 했다. 김씨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된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김씨가 남산 하얏트호텔 보유 부지에 대한 매각 의사가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김씨가 이 부지를 매수해 타운하우스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진술했다.

KH 측은 이에 대해 김만배씨와 호텔 주차장 부지 매각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KH 관계자는 “하얏트호텔 주차장 부지를 매각한 건 매각 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수상한 왕국: 쌍방울·KH그룹의 비밀

<1> 유별난 검찰·정치인 사랑

<2> 기이한 덩치 키우기

<3> 대장동과 그들의 관계는

<4> 전환사채와 주가조작


‘수상한 왕국:쌍방울·KH그룹의 비밀’ 몰아보기(☞링크가 열리지 않으면, 주소창에 URL을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hankookilbo.com/Collect/8086

<1> 유별난 검찰·정치인 사랑

①[단독] 쌍방울·KH, 윤석열 대통령 친정을 방패 삼았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0421180003514

②빚 내 기업 산 뒤 전환사채 찍어 또…'무자본 M&A'로 덩치 키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1116380003475

③자신 구속한 검사 사외이사로… 대형 로펌 통해 로비 시도 정황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0520480003947


<2> 기이한 덩치 키우기

①[단독]"배상윤 회장 돈 세탁기였나" CB폭탄 돌리기 피해자의 절규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1604510002993

②바지사장 앉혀 조종 ‘판박이’…추적 힘든 현금으로 기업 인수도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120421370003492


<3> 대장동과 그들의 관계는

<4> 전환사채와 주가조작

이성원 기자
김영훈 기자
조소진 기자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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