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기업도 폐업 회사도, 4개 중 1개는 부동산업

입력
2022.12.22 16:05
수정
2022.12.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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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1년 기업생멸행정통계'
아파트 임대사업자 폐지로 부동산업 타격
고성장기업, 지난해 역대 최대 증가

서울 남산에서 본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본 아파트.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기에 부동산 시장·제도가 급격히 변하면서 새로 창업한 신생기업(법인+개인사업자)과 문을 닫은 소멸기업 모두 부동산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신생기업 10곳 중 3곳은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을 버티지 못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1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기업은 102만2,000개로 전년 대비 3만6,000개(-3.4%) 감소했다. 신생기업이 전년 대비 줄어든 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가 위축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신생기업은 아파트·오피스텔 등록임대사업자와 부동산 중개업자로 주로 구성된 부동산업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권 초기 강하게 밀어붙였던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가 2020년 7월 사실상 폐지된 영향으로 문 닫는 업체가 많았다는 얘기다.

실제 부동산업 신생기업은 등록임대사업자 제도의 변천에 따라 늘고 줄었다. 2017년 21만5,575개로 처음 20만 개를 넘은 부동산업 신생기업은 2020년 30만6,119개까지 뛰었다가 지난해 25만5,449개로 떨어졌다. 전체 신생기업 대비 부동산업 비율 역시 2015년 19.4%에서 2017년 23.6%, 2020년 28.9%로 꾸준히 커졌다가 지난해 25.0%로 내려갔다.

다만 부동산업이 전체 신생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다른 산업을 앞섰다. 지난해만 해도 집값이 높아 부동산 중개 사무소를 새로 여는 사업자가 적지 않았고, 오피스텔 등 다세대주택 보유자는 아파트보다 자유롭게 임대주택사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소멸기업은 76만1,000개로 전년 대비 2만5,000개(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 소멸기업이 17만4,630개에서 19만4,405개로 1만9,775개 늘어난 영향이 컸다. 부동산업 소멸기업이 증가한 이유도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폐지와 관련 깊다.

2019년 신생기업 가운데 2020년까지 사업을 지속한 기업 비율(1년 생존율)은 64.8%로 전년과 같았다. 신생 기업 10개 중 3개 이상은 창업 1년 만에 사업을 접은 셈이다.

2021년 기준 고성장기업은 4,995개로 전년 대비 780개(18.5%) 늘었다. 고성장기업은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기업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매출액·근로자가 연평균 20% 넘게 증가한 회사다. 고성장기업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경기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얼어붙었던 2020년에 비해 나아지면서 고성장기업도 대폭 늘었다는 분석이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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