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결국 구속... 특수본 승부수 통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결국 구속... 특수본 승부수 통했다

입력
2022.12.23 20:54
수정
2022.12.23 2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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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우려 부각 주효
박희영 구속시 수사 탄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현장 책임자인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이 23일 구속됐다.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지난달 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한 지 47일 만이다.

법원은 지난 5일 특수본이 신청한 첫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이번엔 이 총경의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보고 영장을 발부했다. 특수본이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된 박희영 용산구청장 신병까지 확보한다면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을 향한 수사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총경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음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도 구속했다.

이 총경은 핼러윈 기간에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사전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참사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도 있다. 이 총경은 이날 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며 "사실대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구속영장 발부는 특수본이 이 총경의 증거인멸 우려를 집중적으로 부각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총경은 참사 당일인 10월 29일 오후 11시 5분쯤 사고 현장 인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지만, 상황보고서에는 참사 직후인 오후 10시 17분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재됐다. 이 총경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항변했지만, 특수본은 그가 사고 당일 용산서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검토·승인한 정황을 포착했다.(관련기사 : [단독] 이임재 前 용산서장, '허위 상황보고서' 작성 현장서 직접 보고받았다)

특수본은 이에 영장을 재신청할 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외에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추가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주춤했던 특수본 수사도 이날 영장 발부로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특수본은 크고 작은 업무상 과실이 모여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과실범의 '공동정범' 법리에 맞춰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수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영장심사가 26일로 미뤄진 박희영 구청장과 참사 당일 구조 지휘를 소홀히 했다는 혐의를 받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까지 구속한다면 사고 1차 책임자에 대한 신병은 모두 확보하게 된다.

특수본은 행정안전부‧서울시‧경찰청‧서울경찰청 등 상급기관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상급기관 책임자 중에선 서울 경찰인력 운용 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만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특수본은 행안부의 부실 대응과 관련해서도 1차 조사는 마무리한 상황이다. 다만, 소방노조 고발로 입건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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