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구현모 대표를 다음 CEO로 추천…최대 주주 국민연금은 '반대'

입력
2022.12.28 17:00
수정
2022.12.28 20: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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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재임 동안 주가 90% 상승한 점 감안
최대 주주 국민연금은 절차 문제 삼고 '반대' 의견
내년 3월 주총장에서 표 대결 전망

구현모 KT 대표. KT 제공

구현모 KT 대표. KT 제공


구현모 KT 대표가 회사의 차기 대표 최종후보자로 낙점됐다. KT의 차기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다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총장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변수도 남은 상태다.

KT 이사회 산하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28일 회의를 열고 구 대표를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13일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구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 심사를 다섯 차례 거쳐 '연임 적격'이라는 결과를 KT 이사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KT 이사회의 '셀프 연임'을 문제 삼자, 구 대표 본인 스스로 복수 후보 경선을 자처했다. 이후 KT 지배구조위원회는 14명의 사외 인사와 내부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서 검증된 13명의 사내 후보자에 대한 대표이사 적격 여부를 검토해 심사 대상자들을 뽑았고,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일곱 차례 심사를 거쳐 이날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복수 후보를 비교 심사한 결과 ①사상 처음으로 서비스 매출(단말 판매를 제외한 매출) 16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점 ②취임 당시 대비 주가가 90%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인 점 등을 들어 구 대표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여전히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남아있다. 국민연금은 이날 KT 이사회의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기금이사는 지난 27일 취임 인사 과정에서 말씀드린 '최고경영자(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장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미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27일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KT와 같이 특정 대주주가 없는 기업을 향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셀프연임, 황제 연임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KT 주주총회에서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박종욱 경영 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해 무산시킨 바 있다.

이에 주총장에서 구 대표 연임을 두고 표 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구 대표 취임 중 KT가 지분을 교환한 현대차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등이 구 대표의 우호 세력이 될 경우 통과 가능성은 높아진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7.7%, 신한은행은 5.58%의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을 합하면(13.37%) 국민연금(10.35%)을 앞선다. 나머지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 개인 등으로 분산돼 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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