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도발' 북한 두둔한 중국..."북한의 정당한 관심사 해결해야"

입력
2023.01.02 14:36
수정
2023.01.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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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때마다 낸 "냉정과 자제" 발언도 없어

한중 북핵수석대표가 지난해 11월 15일 화상으로 만나 한반도 상황에 대한 소통·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중국 측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 협의하는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한중 북핵수석대표가 지난해 11월 15일 화상으로 만나 한반도 상황에 대한 소통·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중국 측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 협의하는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중국이 지난해 연말부터 군사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북한을 사실상 두둔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한국 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정당한 관심사를 균형 있게 해결하고 공동으로 평화를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특별대표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정당한 관심사의 균형 있는 해결'은 미국이 먼저 북한 적대시 정책을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아닌 미국이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 북한과 중국의 입장이다. 류 특별대표는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중국은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만 했다.

북한이 무인기로 한국 상공을 휘저은 지 나흘 만의 통화였고, 김 본부장이 '중국의 역할'을 거듭 요구했지만, 류 특별대표는 북한을 비판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할 때마다 "각 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북한을 향해서도 견제 메시지를 날렸으나, 이번에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태도를 취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의 정당한 관심사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는 류 대표의 발언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같은 통화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자제를 위해 중국이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전했다. 또 북한이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 발사 등 새해 들어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한국과 중국의 심도 있는 소통과 협력'도 주문했다.

이에 대해 류 특별대표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2일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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