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30%는 포장재... 재사용·종이포장재 개발에 집중해야

플라스틱 30%는 포장재... 재사용·종이포장재 개발에 집중해야

입력
2023.01.04 04:30
15면

재활용에 매몰되기보다는 재사용 확대
생분해 플라스틱보다는 종이 포장재가 나아
기능성 종이 포장재 기술 개발 늘려야

편집자주

그러잖아도 심각했던 쓰레기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주민 간, 지역 간, 나라 간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쓰레기 박사' 의 눈으로 쓰레기 문제의 핵심과 해법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의 저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일보>에 2주 단위로 수요일 연재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출원한 특허 기술을 적용해 개발된 종이 튜브.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이 출원한 특허 기술을 적용해 개발된 종이 튜브. 아모레퍼시픽 제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은 4억6,000만 톤, 쓰레기 발생량은 3억5,000만 톤이다. 2060년이 되면 각각 12억3,000만 톤, 10억1,0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과자 봉지부터 페트병까지, 한 번 쓰고 버리는 포장재가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의 주범이다. 플라스틱 사용량 중 일회용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 2060년까지 이 비율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려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줄이기 위한 첫 방법, 재활용 넘어 '재사용'

어떻게 줄일까? 현재는 소주병과 맥주병 정도만 보증금을 붙여 빈 병을 회수한 뒤 씻어서 재사용하고 있는데, 우유병이나 생수병, 음료병 등까지 재사용 대상이 확대돼야 한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서는 2030년까지 생산자에게 포장용기 재사용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생산자에게 일회용 페트병 대신 재사용 페트병·유리병 등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한다는 계획이다. 재생원료 사용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넘어서 플라스틱의 원천감량을 위한 재사용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도 재활용에만 너무 매몰되지 말고 재사용 확대를 위한 규제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플라스틱 대체 재질 개발 필요... 기능성 종이 포장재 다양해져야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는 종이로 만든 병에 위스키를 담아 팔 예정이다. 조니워커 홈페이지 캡처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는 종이로 만든 병에 위스키를 담아 팔 예정이다. 조니워커 홈페이지 캡처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면 재질 대체 전략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하면서 종이 등 대체 재질의 양은 늘리고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여 나가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바이오플라스틱 확대 외 재질 대체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에만 열심이다. 재활용이 되지 않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들 바에야 차라리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대체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데도 말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종이 용기 대체에 앞서가고 있다. 유니레버, 펩시코, 디아지오 등은 풀펙스(Pulpex) 컨소시엄을 구성해 종이병을 만들어서 출시했다. 로레알 등도 덴마크 종이병 제조업체 파보코(Paboco)와 협력해서 종이튜브와 종이병에 담긴 제품을 출시했다. 종이병에 담긴 세제, 화장품, 음료도 이젠 낯설지 않다. 디아지오는 올해 종이병에 담긴 조니워커 위스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비닐봉지를 대체하는 종이 포장재가 있다. 친환경 코팅 기술을 적용해 재활용이 가능하면서도 기능성을 확보한 비닐대체 종이포장재가 몇몇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크지 않아 아쉽다. 정부도 여기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나 규제 강화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국제적으로 플라스틱 대체 종이포장재 시장이 확대된다면 종이박스를 넘어 기능성 종이포장재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탈플라스틱의 길은 다양할수록 좋다. 정부와 기업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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