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은 글로벌 스탠더드인가?

입력
2023.01.11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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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70% 새해 계획 세우지만 구체성 떨어져

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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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새 출발을 하겠다는 결심이 사흘도 가지 못한다는 '작심삼일'이 지역과 문화권을 초월, 세계 전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확인됐다. 미국 사람들 대다수가 새해가 되면 스스로 한 해 목표를 세우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체계적으로 노력하는 비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9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에서 중순까지 18세 이상 미국 성인 1,803명을 대상으로 새해 목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새해 결심의 지속성이 크게 떨어졌다. 미국 성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새해가 시작될 때 목표를 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변했지만,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응답자는 33%에 머물렀다. 새해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거의 없다', '전혀 없다'는 각각 21%, 9%였다.

연령대로 보면 젊은 층일수록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더 높다'고 자신했다. 18~34세에서는 79%, 35~54세에서는 72%가 새해에 맞춰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지만, 55세 이상에서는 62%로 뚝 떨어졌다. 교육 수준이 대졸 이상이거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한 해 목표를 세우는 비율이 더 높았다.

그래픽=김대훈기자

그래픽=김대훈기자

가장 일반적인 새해 목표는 건강, 경제력과 관련된 것이었다. 새해 목표를 6가지 범주로 나눈 질문에 △개인 건강이나 운동 목표가 80%(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고 △재무적 목표(69%) △자기계발 목표(59%) △직장이나 승진목표(50%) △인간관계나 사회생활 목표(43%) △종교적 또는 영적 목표(32%)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새해 목표 설정자 가운데 목표 달성을 위해 꼼꼼하게 행동하는 비율은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을 △목표를 기록한다 △단계별 실행 계획을 세운다 △일년 내내 목표에 집중한다로 나눴을 때 세 가지 전략을 모두 채택하겠다는 '부지런한' 계획자는 32%에 그쳤다. 반면 '목표에 집중은 하겠지만, 목표를 기록하거나 단계별 실행계획은 세우지 않겠다'는 비율이 34%로 더 많았다. 목표에 집중하고 단계별 실행계획은 세우겠지만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 대해 기록하진 않겠다는 유형은 15%, 목표를 기록하고 집중하겠지만 단계별 실행 계획은 세우지 않겠다는 유형도 13%에 달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겠지만 1년 내내 집중하진 않겠다는 '무신경' 성향의 응답자도 6%로 조사됐다.

갤럽은 이번 조사를 놓고 미국인들의 새해 소망이 '작심삼일'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95%에 이르는 목표 설정자들이 목표의 일부 또는 전부 달성을 낙관하면서도, 55%는 내년에도 같은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한 부분에 주목했다. 미국인의 새해 소망은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는 의지보다는 연례적 희망 사항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새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며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고 진단했다.

송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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