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끝내기'에 투입되는 서방 탱크…'교착 상태' 전쟁 판도 바꿀까

입력
2023.01.13 19:00
수정
2023.01.13 22:41
11면
구독

폴란드?핀란드 "탱크 지원" 전격 결정
탱크 지원에 소극적인 독일?미국 '압박'

지난해 12월 체코 프르자슬라에 인도된 독일제 중무장 탱크 '레오파드2'에서 체코군이 경례를 하고 있다. 프르자슬라=EPA·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체코 프르자슬라에 인도된 독일제 중무장 탱크 '레오파드2'에서 체코군이 경례를 하고 있다. 프르자슬라=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들에 줄곧 요청해온 전차(탱크)를 지원받는다.

독일제 중무장 탱크 '레오파르트2'가 대표적이다. 레오파르트2를 보유한 폴란드∙핀란드 등은 "우리가 갖고 있는 탱크를 보내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국도 영국산 탱크 지원을 검토 중이고, 프랑스 등은 경량 탱크를 지원한다.

서방의 탱크가 우크라이나에 투입되는 건 처음으로, 전세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①우선 우크라이나는 그간 사용하던 옛 소련제 탱크보다 기동성과 방어력이 우수한 무기를 갖추게 됐다. 우크라이나 동부를 중심으로 교착 중인 전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②주력 탱크를 공유하는 것에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고, 전쟁 승리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겐 나쁜 소식이다.

"레오파드2 보내겠다"… 너도나도 손드는 서방

레오파르트2 지원에 불을 댕긴 건 폴란드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국제적인 공동 지원 계획'이 마련된다면 14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12일 "핀란드도 기여해야 한다"고 핀란드 언론에 말했다. 핀란드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못한 '불안한 상황'이지만, 기꺼이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폴란드와 핀란드는 각각 240여 대, 200여 대의 레오파르트 계열 탱크를 운용 중이다.

1970년대 옛 서독 시절 개발된 레오파르트2는 120㎜의 주포를 갖췄다. 무게는 60톤으로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소련제 탱크(40톤 안팎)보다 안정적이다. 속도(시간당 68㎞), 항속거리(550㎞) 등 기동력도 좋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르비우=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UPI·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르비우=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UPI·연합뉴스


교착 중인 동부전선… "게임 체인저 투입 필요"

프랑스도 프랑스산 장갑차 'AMX-10 RC'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 영국 정부는 "영국군이 주력 탱크인 '챌린저2' 10대 정도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서방이 탱크 공급에 적극적인 건 전쟁의 판도를 바꿀 때라고 보기 때문이다. 올겨울 들어 전쟁은 소모전 양상으로 변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선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바흐무트 근처 소도시 솔레다르를 거의 점령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주력 탱크를 공급받기 시작하면, 추가로 무기를 공급받기가 수월해진다. 각국의 재고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탱크 유지·보수를 하기도 용이해진다. 주력 무기를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서방과 우크라이나 간 신뢰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일이다.

'확전 우려' 독일∙미국 선택은… 20일 관련 회의

레오파르트2 양도 승인권을 쥔 독일은 "다른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한 결정에 독일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고 했다. 양도를 허가하겠다는 취지다. 그간 독일은 전쟁을 포기한 국가로서의 정체성, 확전 가능성 등을 이유로 들어 레오파르트2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독일과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직접 지원하라"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가 아니라 공격∙방어∙기동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장갑차 '브래들리'를 지원하겠다는 방침만 밝힌 상태다.

20일 독일 람슈타인의 미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확대 관련 회의가 열리는데, 여기서 나올 '결단'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