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전쟁 1주년 맞아 유엔 방문 희망"

입력
2023.01.14 18:26
수정
2023.01.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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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서 연설 원해
“특별재판소 설치 결의안 유엔서 채택 기대”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부 르비우의 전사자 묘지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르비우=AFP 연합뉴스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부 르비우의 전사자 묘지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르비우=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유엔 방문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외교 당국을 통해 밝혔다. 방문이 성사된다면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침공 이후 두 번째 해외 방문이 된다. 그는 지난달 21일 미국에 깜짝 방문해 지지를 확인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미네 자파로바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보 상황이 허락한다는 전제하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24일) 1주년 바로 전날인 내달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서 연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에 따르면 유엔총회는 이미 해당 일자에 고위급 회의를 잡아둔 상황이다.

자파로바 차관은 다만 러시아가 내달 대규모 공습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며 “그(젤렌스키)가 오기 위해선 많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짚었다. 또 “대통령은 (유엔에) 오고 싶어할 것이고 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서도 “안보 상황이 그의 방문을 허락할 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 방문 기간 유엔이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 2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채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구상한 ‘평화공식(peace formula)’ 지지, 또 하나는 러시아의 침략 범죄 기소를 위한 특별 재판소 설립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 철수와 정의 회복, 핵 안전과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 공식’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제시한 바 있다. 자파로바 차관은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한다”며 “어떤 방안이 먼저일 지는 모르겠지만 이르면 1∼2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내달 말까지 유엔에서 평화공식 정상회담을 여는 게 목표라고 밝힌 데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자파로바 차관은 이 정상회담은 "협상이 아니다"라며 평화 공식 등을 논의하고 "담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또한 결의안 채택과 정상회담 개최가 곧 평화협정을 맺거나 휴전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화에 대한 협상이나 합의는 결의안 채택과 회담 개최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후에야 가능하다는 취지다.

자파로바 차관은 “러시아는 유엔헌장의 명예를 떨어트리고 국제법을 어겼다”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해도 푸틴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러시아가 머지않아 다른 나라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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