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ㆍ배유나ㆍ정호영… 요즘 대세는 공격하는 미들블로커

입력
2023.01.18 15:40
수정
2023.01.18 15:51
21면

양효진(왼쪽부터·현대건설) 배유나(한국도로공사) 정호영(KGC인삼공사). KOVO 제공

양효진(왼쪽부터·현대건설) 배유나(한국도로공사) 정호영(KGC인삼공사). KOVO 제공

여자배구 미들블로커는 그동안 블로킹과 이단 연결에 전념하는 ‘수비적인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미들블로커의 공격은, 속공이나 이동 공격을 간간이 섞으며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정도에 그쳤다. 특히 큰 공격(오픈 공격)은 팀의 외국인 선수나 아웃사이드히터가 전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여자배구에선 조금 다른 분위기다. 각 팀의 미들블로커들의 공격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시원시원한 큰 공격으로 코트를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2022~23 여자부 MB 공격점유율



공격점유율(성공률) 2021~22 2020~21
1위 양효진(현대) 16.4%(49.5%) 18.1%(52.5%)
17.2%(46.4%)
2위 배유나(도공) 14.6%(41.6%) 8.4%(41.8%)
10.1%(41.9%)
3위 이주아(흥국) 10.3%(44.8%) 8.2%(35.7%)
5.3%(37.3%)
4위 정호영(인삼) 9.0%(48.5%) 4.8%(49.2%)
부상
5위 김수지(기업) 8.4%(40.0%) 7.5%(39%)
7.7%(39.6%)
6위 최가은(페퍼) 7.8%(37.3%) 6.9%(30.4%)
-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정호영(22ㆍ인삼공사)이다. 2019년 데뷔 후 부상과 부진 등 적지 않은 진통을 거쳤지만, 올 시즌엔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지난 시즌 공격점유율이 4.8%에 머물던 것이 올해 9.0%까지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데뷔 전부터 파괴력 있는 공격력으로 기대를 모았기에 더욱 반가운 변화다.

시즌 초반 1라운드에선 공격점유율이 6% 안팎에 그쳤지만, 조금씩 점유율과 공격성공률을 끌어올리더니 3라운드부터는 거의 매 경기 10% 이상 두 자릿수 공격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6일 도로공사전에선 올 시즌 최다인 16.4%를 찍었다. 시즌 공격성공률도 48.5%에 달해 앞으로도 정호영의 공격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원한 국대 센터’ 양효진(34ㆍ현대건설)의 무시무시한 공격력도 여전하다.

시즌 공격점유율 16.4%(성공률 49.5%)로 리그 전체 미들블로커 중에 1위인 데다 블로킹도 리그 2위(세트당 0.77점)로 공ㆍ수에서 가장 바쁜 선수다. 올 시즌뿐만 아니라 매 시즌 16~18%의 높은 공격점유율로 팀 공격을 이끄는 명실공히 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다. 팀의 주 공격수가 아닌데도 ‘오픈 공격’ 부문에서 매년 리그 최상위권을 달렸던 양효진은 올 시즌에도 김연경(흥국생명ㆍ43.6%)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1위(45%)를 달리며 여전한 파괴력을 과시 중이다.

‘배구 천재’ 배유나(34ㆍ도로공사)도 올 시즌 공격점유율을 14.7%까지 한껏 끌어올렸다. 지난 2007년 데뷔 이후 16번째 시즌을 맞는 동안 2016~17시즌(1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공격점유율이다. 올 시즌 치른 경기 중 한 자릿수 점유율은 단 2경기일 정도로 매 경기 공격 부담이 크다.

특히 팀의 주 공격수인 박정아와 기존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가 부진해 배유나가 팀 공격을 어쩔 수 없이 떠맡는 상황이어서 앞선 두 선수보다 더 어려운 처지다. 최근 새 외국인 선수 캣벨이 팀에 가담하면서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도로공사의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는 한 배유나의 공격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아(왼쪽부터·흥국생명) 김수지(IBK기업은행) 최가은(페퍼저축은행). KOVO 제공

이주아(왼쪽부터·흥국생명) 김수지(IBK기업은행) 최가은(페퍼저축은행). KOVO 제공

이 밖에 이주아(23ㆍ흥국생명) 최가은(22ㆍ페퍼저축은행) 등 젊은 미들블로커들도 시원시원한 공격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주아는 공격점유율도 높아졌지만 이동 공격 리그 1위(50.9%) 등 공격성공률이 지난 시즌 35.7%에서 올해 44.8%로 10%포인트 가까이 크게 향상됐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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