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리는 다보스포럼...“공감은 충분, 협력은 부족”

입력
2023.01.21 00:17
수정
2023.01.21 00:27

4박 5일간 기후위기·우크라이나 전쟁 등 논해
각국 위기에 '공감'했지만, '양보·협력'은 부족
"저소득국 소외됐다"... 올해도 비판 반복돼

올해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열렸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세계가 마주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함께 해결하자는 것이 올해의 취지였지만, ‘협력’ 방향에 대해선 각국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올해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전 세계 정·재계 인사와 저명한 학자 2,70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이 막을 내린 20일(현지시간), 참가자들이 정면을 보고 있다. 다보스=EPA 연합뉴스

포럼이 막을 내린 20일(현지시간), 참가자들이 정면을 보고 있다. 다보스=EPA 연합뉴스


기후위기 심각성엔 동의했지만.. 토론의 블랙홀 된 미국 ‘IRA’

참석자들은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느슨해지면서 ‘기후 재앙’이 시작됐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특별연설에서 “지금 지구는 '2.8도 상승'으로 돌진 중이며 인류는 기후위기 싸움에 지고 있다"며 “투명한 탄소 감축 계획을 올해 안에 제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단계부터 삐걱대 함께 기후 위기의 해결책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국이 기후위기 해법으로 들고 나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큰 반발을 샀다. 인플레이션 상황 속 보조금으로 자국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키우는 불공정 조치로 보는 시선이 뒤따랐다. 다음날 유럽연합이 이에 대응해 친환경 산업 육성 입법을 예고하기도 했다.

경제 패권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이 대립하는 동안, 시선이 'IRA 공방'에 쏠려 정작 중요한 글로벌 경기 침체는 큰 비중으로 다뤄지진 못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엔 한 목소리... 서방국가들 “연대하겠다”

18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재건 문제를 논의하던 도중 헬기 추락 사고 소식이 전해지고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왼쪽 두 번째)가 참석했다. 다보스= AF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재건 문제를 논의하던 도중 헬기 추락 사고 소식이 전해지고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왼쪽 두 번째)가 참석했다. 다보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선 각국의 의견이 단번에 모였다.

올해 포럼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부가 모두 참석했다. 포럼을 직접 찾은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17일 특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이 겪는 전쟁의 참상을 호소력 있게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화상 연설로 “자유세계의 평화로운 시간을 테러 국가는 살인하는 데 쓴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서방은 즉각 지원을 약속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180억 유로(약 24조 7,000억 원)를 장기 차관 형태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국 불참 속 불평등·양극화 문제 논의는 올해도 부족

한편 다보스포럼이 양극화 이슈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올해도 되풀이됐다.

올해 포럼에는 기후변화, 경기침체 등 여파에 더욱 취약한 저소득국의 문제를 논의하거나, 불평등 해소방안을 논하는 세션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선이 유력 인사의 연설이나 외교 쟁점에 쏠려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 영국 등 주요 국가 정상들이 불참한 것도 다보스 포럼의 권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해 주제에도 드러났듯, 탈세계화 경향이 짙어지면서 국제기구가 조율 기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한 시위자가 '부자에게 세금을'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5일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한 시위자가 '부자에게 세금을'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