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출석 앞두고 전북서 "시간 지나 안개 걷히면 실상 드러난다"

입력
2023.01.26 16:45
수정
2023.01.26 16:5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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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텃밭 전북서 민생 살피며 결집 호소
이재명 사법리스크 두고 당내 갑론을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이틀 앞둔 26일 당의 전통적 텃밭인 전북을 찾아 결백을 호소하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 정읍역 앞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수없이 공격당하고 수없이 음해당했지만 결국 다 실체가 드러나서 많은 국민들이 제 진정성과 성과를 인정해줘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잠시 안개가 실상을 가려도 시간이 지나고 안개가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저를 지켜주신다는데, 원래는 제가 여러분을 지켜드려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저를) 잘 지켜주시면 저도 열심히 (여러분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정읍과 전주, 익산 등을 돌며 지역 주민과 당원들을 만나는 민생 행보에 나섰다. 전방위적 검찰 수사에도 제1야당 대표로서 민생 현안을 세밀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전북 방문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주관 '국가폭력 피해자 간담회'에서는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용해서 국민에게 가해하는 국가폭력범죄는 앞으로 다시는 벌어지지 않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사 사건 피해자 목소리를 듣는 행사였지만,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국가 폭력으로 규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이재명 사법 리스크 두고 당내 갑론을박

당내에선 이 대표 수사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기소될 경우 대표직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도 기소가 된 이상은 당대표에서 일단 물러나서 무고함을 밝히는 데 전력을 다하고, 무고함이 밝혀진 후 복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소되면 대표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민주당 의원의 첫 공개 발언인 셈이다. 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거취를 묻는 질문에 "리더로서 고도의 아주 외롭고도 지혜로운 고민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해석의 여지를 두었다.

친이재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상민 의원이 언론으로부터 부당하게 공격받고 검찰로부터 무리한 정치 탄압과 폭압적 수사를 받는다면 그때도 저는 지금과 똑같이 이 의원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거취를 거론하기보다는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는 취지의 글로,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계파색이 옅은 강득구 의원도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그는 "만약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됐다면 (대장동 등) 문제가 이렇게까지 불거졌겠느냐"며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운운은 동의가 안 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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