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D-1' 이재명 "검찰이 쓰면 죄의 증거 되는 독재시대"

입력
2023.01.27 18:00
수정
2023.01.27 19:08
5면
구독

민생행보 중 "민주주의 후퇴" 檢 맹비난
민주당, 검찰 수사 규탄하며 화력 지원
정청래·장경태·김남국 "검찰 출석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군산=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군산=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27일 "국민과 나라를 위해 행사하라고 권력과 예산을 지급했더니, 그 권력과 돈으로 국민에게 가해하고 나라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고 현 정부와 검찰을 맹비난했다. 민생 행보 차원으로 전북을 방문한 자리였지만, 즉석 연설에서 자신을 겨냥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을 직격했다. 민주당도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며 이 대표 엄호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틀째 전북을 방문 중인 이 대표는 우선 민생에 방점을 찍었다. 오전 익산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선 "민주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전북자치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며 "새만금 시대의 완성과 자산운용 중심의 특화 도시 조성, 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이 전북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착실하게 놓아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이 양곡관리법과 관련해선 "국가 안보와 식량 주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신속한 입법을 약속했다. 농가가 많은 전북 민심을 파고든 것이다.

이후 군산을 찾은 자리에선 검찰을 향한 견제구를 던졌다. 이 대표는 군산공설시장을 방문해 "우리가 목숨을 바치고 피 흘려 만들어 온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며 검찰을 정조준했다. 이어 "군사독재 시절에도 누군가를 감옥에 보내고 처벌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증거가 필요 없다"며 "검찰이 (공소장에) 쓰면 그게 죄의 증거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에 부산 엘시티와 성남 대장동 사업 성과를 비교하며, 대장동 개발로 얻은 5,503억 원의 공익 환수 실적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 출석을 앞두고 결백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5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2023년이 기본사회 제도화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당내 기본사회위원회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 야당 대표로서 '기본사회'라는 민생 어젠다를 앞세우겠다는 취지이나, 위원회를 통한 단일대오를 만들어 사법 리스크로 인한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檢 규탄하며 "증거 제시 없이 유죄라 호도"

민주당도 검찰 수사를 '검찰 독재'로 규정하며 이 대표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언론에 흘리고 있는 이 대표의 혐의는 철저히 유동규, 남욱의 진술에만 의존해 구성된 것"이라며 "이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김만배 등 다른 공범들의 진술과 정영학 녹취록에 담긴 진실은 외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도 "도대체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이란 무엇인가.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한 채 이 대표가 유죄라고 호도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에 관해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의혹'에 관해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이 대표가 '나 홀로 출석' 방침을 밝혔음에도 검찰 조사 당일인 28일 서울중앙지검에는 의원들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이 동지"라며 "(검찰청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친이재명계인 장경태 최고위원, 김남국 의원 등도 동행 의사를 밝혔다.

장재진 기자
임지선 인턴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