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국방 "확장억제 강화"...북핵 대응 균열 더는 없도록

입력
2023.02.01 04:30
27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으면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으면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용산 국방부 청사를 찾아 이종섭 장관과 회담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인 새해 첫 회담에서 두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다음 달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 실시, 미국 전략자산 적시 전개, 연합연습 및 훈련 확대, 한미일 안보회의 조속 개최에 합의했다. 전날 미군 공중지휘통제기 E-4B로 입국한 오스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한 뒤 출국했다.

이날 회담은 새로운 현안 논의보다는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 및 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된 북핵 확장억제(일명 '핵우산') 방안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북핵 대응 수위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을 국방정책 수장들이 직접 수습하는 자리였다고도 할 수 있다. 오스틴 장관이 '심판의 날'이란 별칭의 E-4B를 타고 온 것이나, 국내 언론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철통같다"고 기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사태를 계기로 양국 공조는 한 달 이상 시험대에 오른 양상이다. 사태 직후부터 '압도적 전쟁 준비'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검토'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가던 윤 대통령은 급기야 지난달 11일 독자 핵무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은 전술핵 배치에도 반대하는데 그보다 높은 단계의 핵무장을 언급한 것이라 파장이 컸다. 이 과정에서 "한미가 핵전력 공동 기획·연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때 부인해 논란을 키웠다. 미국 유력 언론은 "한국인들이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오는 8일 건군절 75주년을 앞두고 최근 고체연료 엔진 실험을 감행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군사 도발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3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도 열리는 만큼, 양국 외교안보 당국은 현 상황이 동맹 균열로 비치지 않도록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 정부도 미국의 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전략 이상의 무리한 강경론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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