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반격한 디샌티스… 공화당 '집안싸움' 가열되나

입력
2023.02.0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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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일 불출마 압박에
디샌티스 "난 재선 성공"
트럼프 '복심' 헤일리도 출마

론 드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26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이애미=AP

론 드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26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이애미=AP

2024년 미국 대선 재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당내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간 공방이 벌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속되는 견제에 침묵을 지키던 디샌티스 주지사도 자신은 '재선'에 성공했다고 응수하면서다. 백악관 수성에 실패한 트럼프를 향한 묵직한 한 방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그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질문에 "지난 수년간 모든 각도에서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라고 답했다.

그는 "좋은 점은 유권자들이 당신을 다시 뽑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난 플로리다 역사상 공화당 소속 주지사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로 승리했다"라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중간선거에서 59.4%를 얻어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폴리티코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한때 '동맹'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확전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2018년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플로리다주 하원의원 디샌티스는 대통령이던 트럼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지 선언 후 주지사 선거에서 신승을 거뒀다. 그는 한때 '리틀 트럼프'로도 불렸지만, 당선 후 트럼프의 측근에서 이탈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평가했다. 특히 중간선거 재선으로 명실상부 공화당 잠룡으로 떠오르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사이는 더욱 멀어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로이터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로이터스 연합뉴스

디샌터스 주지사는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공화당에선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디샌티스 주지사의 출마에 대해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매우 불충(不忠)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내가 그를 (주지사에) 당선되도록 했다"라며 "나는 그를 키운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차기 미국 대선 공화당 가상 경선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첫 유세로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공화당에서는 속속 출마 채비를 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며 그의 '복심'으로 불렸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곧 차기 대선 도전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에서는 디샌티스 주지사와 헤일리 전 유엔대사뿐 아니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팀 스콧 상원의원,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등을 공화당의 트럼프 경쟁자로 지목하고 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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