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 논쟁에 달궈진 전대... 안철수·김기현 서로 "윤심 팔이 그치라" 공방

입력
2023.02.04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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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긴급 기자회견서 '팀윤석열' 강조...'반윤주자' 탈피 시도
金 "安, 대통령 독대한 적 없어"...'윤심 후보' 선명성 강조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뉴스1

안철수(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현 의원. 연합뉴스, 뉴스1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력주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찍어내기 논란 끝에 불출마를 선택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안철수 후보에 대한 친윤계의 견제가 노골화하면서다.

안철수, 친윤계 공세에 '팀윤석열' 반전 모색

안 후보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심팔이 경쟁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윤힘 보태기' 경쟁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팀윤석열', '팀국민의힘' 소속이다. 분열하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하는 경쟁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자신을 '가짜 윤심팔이를 하는 반윤 주자'로 몰고 있는 친윤계를 향해 '윤석열 원팀' 논리로 대응한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는 집단적인 이전투구에 대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들을 하신다"며 "누구를 배제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아니라, 총선 승리에 대한 확신을 주는 전당대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심 개입' 논란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심 개입' 논란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안 후보가 이날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발로 "윤심에 안 후보는 없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온 것과 무관치 않다. 윤심 논란을 방치하면 당원 100% 투표로 이뤄지는 전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낸 '원팀' 메시지에서도 차제에 반윤 이미지를 탈피하고 윤심이 판세를 좌우하는 국면을 바꿔보자는 의도가 읽힌다. 안 후보는 이날 경동시장 청년창업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게 친윤과 비윤과 반윤의 대결이라고 말을 하거나 또는 이것이 다른 세력과 세력의 연대라고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오히려 당에 해가 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윤계의 집중포화 끝에 당권 도전을 포기한 나 전 의원과는 다르게 친윤계와 각을 세우는 모습은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안 후보는 이날 인수위원장 시절 하루 동안 자리를 비웠다는 공격에 대해서도 "반나절 정도 내가 추천드렸던 분에 대한 인사 문제로 잠깐 이견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반박 대신 해명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안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이 전날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된 데 대해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과의 연대 의지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나 전 의원과 나 전 의원 지지층의 행보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나 전 의원이 '너무했다'는 당원들 생각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심' 선명성 앞세운 김기현...친윤계 실력행사 '역풍' 경계도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기현 의원이 3일 대전 동구 폴리텍대학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동구당원협의회 당원 연수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기현 의원이 3일 대전 동구 폴리텍대학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동구당원협의회 당원 연수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반면에 김기현 후보는 이날도 윤심 후보라는 선명성을 내세우면서 당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는 이날 충남 보령·서천 의정보고회에서 "당대표는 대통령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것을 다 듣고 합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거기에 적임자는 바로 나"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의정보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안 후보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식으로 내부 분열을 재촉하는 건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안 후보는 대통령과 단독으로 만나본 적도 없다"고 견제했다. 윤핵관 중 한 명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MBC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를 겨냥해 "경선판에 끌어들여서는 안 될 대통령의 의중까지 자신에게 있다면서 당심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격했다.

다만 김 후보 측도 친윤계의 실력행사에 대한 반감이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나 전 의원이 당권 경쟁을 포기한 이후 국민의힘 지지층이 대거 안 후보로 이동했던 것처럼 외려 안 후보 지지율만 높여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친윤계의 집중공세가 확실히 여론에는 좋지 않다. 외부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친윤계로 꼽히는 일부 의원들 역시 김 후보 측에 '안 후보에게 강경 대응하지 말라. 톤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순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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