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에 해외 독립운동가 첫 동상 세운다… ‘대한매일신보’ 창간 베델 선생

입력
2023.02.06 14: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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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동상 건립이 추진되는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 국가보훈처 제공

영국에 동상 건립이 추진되는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 국가보훈처 제공


“나는 죽을지라도 신보는 영생케 하여 한국 민족을 구하라.”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 선생 유언

일제강점기 언론 활동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한국명 배설) 선생의 동상을 영국에 건립한다. 정부 주도로 영국에 세우는 첫 번째 외국인 독립운동가 동상이다.

국가보훈처가 올해 한영수교 140주년과 6·25 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계기로 베델 선생의 생가가 있는 브리스틀에 동상 건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조만간 브리스틀시에 동상 건립 추진 의사를 전달하고 세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훈처는 최근 주영 대사관과 공동으로 조사활동을 거쳐 베델 선생의 생가를 확인하고 브리스틀시 당국과 표지판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델 선생은 일제강점기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와 코리아데일리뉴스를 창간하는 등 언론 활동으로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는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폭로하고 고종의 밀서를 보도하는 등 일본의 침탈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는 항일운동을 전개했으며 국채보상운동을 지원했다. 일제가 베델 선생의 추방을 영국에 요청해 소송을 벌이던 1909년 5월 1일 37세로 순국해 서울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됐다. 정부는 1950년 베델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보훈처장은 4일(현지시간) 베델 선생의 손자를 만나 “한국과 영국은 6·25전쟁을 통한 호국의 혈맹관계이고 그 이전 독립운동으로부터 보훈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며 “영국에 첫 해외 독립운동가 동상 건립을 추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은 “대한민국은 우리가 찾지 못한 생가를 직접 확인하고, 표지판 작업에 이어 동상 건립까지 추진하는 등 과거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참으로 대단한 나라”라고 화답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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