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금녀의 벽' 31년 만에 깬다... 여군 승조원 선발

입력
2023.02.07 10: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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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의 첫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대우조선해양 제공

해군의 첫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대우조선해양 제공


해군이 잠수함 승조 여군 선발 절차에 착수했다. 1993년 해군 첫 잠수함 ‘장보고함’ 취역 이후 31년간 난공불락이던 잠수함 ‘금녀의 벽’이 깨지는 셈이다.

7일 해군에 따르면 해군본부는 지난 2일 각 부대에 여군 잠수함 승조원 모집 계획을 하달해 공고하도록 했다. 모집대상은 중·대위급 장교와 만 35세 이하 부사관이다. 3월 말까지 지원을 받아 신체검사 및 면접을 실시한다. 이후 장교는 5월, 사관은 6월 선발심의위원회를 거쳐 첫 여군 잠수함 승조원을 뽑는다. 선발인원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해군은 내부적으로 장교 2명과 부사관 4명, 총 6명을 선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지난해 7월 22-3차 정책회의에서 3,000톤급 잠수함에 여군 승조원 배치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해군은 2014년부터 여군의 잠수함 승조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으나 당시엔 잠수함 내 근무여건상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존 1,200·1,800톤급 잠수함의 경우 함체 자체의 크기가 작아 남군들도 근무 시 여러 불편을 호소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3,000톤급 잠수함은 그 크기가 기존 잠수함의 2배 정도 되기 때문에 여군을 위한 시설을 갖출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해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3,000톤급 잠수함은 도산안창호함 1척뿐이지만 4월 안무함을 인수하게 되면 2척으로 늘어난다. 계획대로라면 잠수함 1척에 여군 3명씩을 배치하게 되는 것이다. 해군은 이번에 선발되는 여군 승조원을 대상으로 내년 1월 초까지 잠수함 기본과정 교육을 실시한 후 근무를 시작하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군 잠수함을 여군에게도 개방한 건 세계에서 14번째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는 1985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현재 미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자위대 등 13개국에서 허용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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