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의식 높아진 MZ... "괴롭힘 사유 징계 부당하다" 구제신청 급증

권리의식 높아진 MZ... "괴롭힘 사유 징계 부당하다" 구제신청 급증

입력
2023.02.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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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관련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1년 새 55% 증가... "합리성·공정성 중시"
노동위 역할 집단갈등→개인갈등으로

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회사 내 직급이 비슷한 B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서로 껄끄러운 관계가 얼마쯤 이어지다 작은 말다툼이 발생했는데, B씨는 A씨와 함께 일할 수 없다며 A씨를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회사에 신고했다. 회사 인사팀에서는 A씨에게 가벼운 징계 처분을 내렸고, A씨는 일방적인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가 처리하는 노동분쟁 사건 중 A씨와 비슷한 사례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로자 개개인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업무에 있어 합리성·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커진 만큼 징계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갈등을 겪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노사 또는 노노 갈등 중재에 노동위원회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22년 노동위원회 사건처리 현황 및 특징'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55건에 불과했던 '괴롭힘' 관련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사건이 지난해엔 240건으로 54.8%나 늘었다. 전체 처리 건수(1만6,027건) 중에선 1.8%에 불과하지만 증가폭은 가장 컸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법제화한 지 3년여밖에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관련 사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노동위원회 사건처리현황(단위: 건)
(자료: 중앙노동위원회)

중노위는 일터 구성원이 MZ세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노동문화와 관행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엔 노동쟁의 조정과 복수노조 문제 등 집단분쟁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난해는 이 부분이 17.4%나 줄었다. 대신 개인 권리분쟁 문제가 소폭(5.8%) 증가하며 전체의 84.4% 비중으로 커졌다.

중노위 관계자는 "근로자 권리의식 상승에 따라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개별 권리분쟁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집단분쟁의 경우 관련 판결이 축적되고, 산업현장 내 분쟁해결 역량이 어느 정도 구축되면서 점차 노동위에 의존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위원회의 역할도 집단분쟁보다는 개별분쟁 해결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엔 노동위가 고용상 성희롱 및 성차별에 대해 시정조치를 할 수 있게 권한이 확대되기도 했다. 기존 비정규직 및 일학습병행 학습근로자에 대한 차별에 더해 성희롱·성차별에 대해서도 사측에 직접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차별시정 처리사건은 총 139건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이영진 중노위 심판1과장은 "지난해 다룬 노동분쟁 사건을 살펴보니 노동관행 변화의 흐름이 관찰된다"며 "집단갈등보다는 개인갈등이, 물리적인 갈등보다는 정신적인 갈등이 많아지고 있고, 앞으론 노사 간 갈등뿐 아니라 노노 간 갈등까지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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