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 가입자도 최대 59.2만원" 취약계층 추가 지원책 내놨지만 또 사각지대 우려

입력
2023.02.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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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 가입한 차상위계층까지 지원
재원은 다음 지역난방비에 반영...민간 가입자 혜택은 적어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난방비 폭탄으로 성난 민심에 정부가 지역난방에 가입한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을 추가로 내놓았다. 도시가스와 마찬가지로 최대 59만2,000원을 요금에서 할인해주고, 기간도 기존 3월까지에서 4월까지로 늘린다. 그러나 민간 지역난방 사업자에 가입한 취약계층은 이 혜택을 온전히 받지 못해 난방비 지원 사각지대가 남았다는 지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9일 이런 내용의 취약계층 난방비 부담 경감을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지원책의 핵심은 지역난방 가입자들의 요금 할인이다. 1일 정부는 모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또는 가스요금 할인을 통해 최대 59만2,000원을 아낄 수 있는 방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개별난방이 아니라 지역난방에 가입한 취약계층은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난방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통계청 기준 우리나라 가구 난방 방식은 개별난방 81.8%, 지역난방 15.2%, 중앙난방 3%다. 이 중 지역난방 가입자는 임대아파트 등에 몰려 있어 취약계층 비율이 더 높다. 산업부는 전체 지역난방 가입자 353만 가구(한국난방공사 174만, 민간 179만) 중 약 8만여 가구(지역난방공사 4만1,000가구, 민간 4만3,000가구)가 취약계층인 것으로 보고 있다.



"난방비 폭등 10월에 예상" 산업부 답변에 야당 질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업무보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정부는 지역난방공사에 가입한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중 에너지바우처를 받지 못한 경우 기존 3만~6만 원에 53만2,000~56만2,000원을 추가해 최대 59만2,000원을 지원한다.

민간 지역난방 가입자는 민간 사업자인 집단에너지협회가 2016년 무렵부터 쌓아 온 100억 원 규모의 집단에너지 상생기금을 모두 써서 요금을 할인해 주기로 했다. 세부 방안은 이달 중 발표한다.

문제는 추가 난방비 지원책을 내놓았음에도 재원 마련 적절성과 지원 대상 차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역난방공사가 실시하는 취약계층 요금 할인은 공사가 쓴 비용으로 처리돼 가스요금 할인과 마찬가지로 다음 지역난방 요금을 정할 때 반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난방비 지원에 필요한 재원은 161억 원으로 공사가 부담한다"며 "앞으로 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난방공사보다 가입자가 많은 민간 지역난방의 경우 난방비 지원 재원이 공사의 60% 수준인 100억 원에 불과해 지원액이 지역난방공사 가입자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역난방공사와 민간 가입자의 요금 할인 폭이 다르면 논란이 될 수 있다"며 "민간은 지원 기간을 줄이는 등 여러 방안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에서는 정부가 이미 지난해 난방비 폭탄 논란을 예상했으면서도 지원책 마련에 미흡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난방비 폭탄을 언제 예상했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2022년 10월 3분기 요금 조정 전"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같은 당 김경만 의원은 "난방비 폭등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답한 반면 에너지복지 관련 예산을 올해 400억 원 줄였다"며 "예측했다면 더 늘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해 (에너지복지) 본 예산이 증가된 부분을 감안했다"며 "지난해 추경(추가경정예산을 마련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과정에 필요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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