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어디로 가나…”제주도 내 보호기관 검토, 내일 결정”

입력
2023.02.23 16:39
수정
2023.02.23 16:48
구독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뿔쇠오리.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제공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뿔쇠오리.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제공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 등 야생조류를 위협한다는 논란이 불거진 마라도의 길고양이들을 보호할 장소로 제주도의 동물보호비영리법인이 검토되고 있다.

2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제주 세계유산본부와 서귀포시, 제주대 수의과대학 수의사 등 관계 전문가들은 24일 오후 1시 30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마라도 길고양이 반출 관련 관계부서 협의’를 진행한다. 마라도에서 길고양이를 반출하는 시기와 방법, 반출 이후 보호할 장소 등이 주요 의제다.

현재 보호 장소로는 제주도의 동물보호비영리법인 2곳이 후보에 오른 가운데 이 중 한 1곳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 측은 당초 제주도의 야생동물구조센터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했으나 관할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가 해당 기관은 야생동물이 아닌 길고양이를 보호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제주 세계유산본부, 서귀포시, 학계, 동물보호단체 등으로 구성된 ‘천연보호구역 생물 피해 저감 대처방안 마련’ 협의체는 지난 17일 2차 회의를 열고 뿔쇠오리들이 본격적으로 마라도에 도착하기 이전에 길고양이들을 일시에 섬 밖으로 반출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 제주비건 등 37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전국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보호를 위한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뿔쇠오리도 길고양이도 한 마리도 희생되지 않도록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24일 보호소가 결정되면 25일이라도 바로 마라도에 들어가서 고양이를 구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