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도와주는 디지털 플랫폼, 신중한 접근 필요한 까닭은

순환경제 도와주는 디지털 플랫폼, 신중한 접근 필요한 까닭은

입력
2023.03.15 04:30
15면

순환경제 핵심 '연결'... 디지털 플랫폼 중요
예산 낭비 없이 친환경 플랫폼 적절히 활용해야

편집자주

그러잖아도 심각했던 쓰레기 문제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생태계 파괴 뿐 아니라 주민간, 지역간, 나라간 싸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쓰레기 박사' 의 눈으로 쓰레기 문제의 핵심과 해법을 짚어보려 합니다.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의 저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한국일보>에 2주 단위로 수요일 연재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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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물질 이용 방식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자원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률, 재생원료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물질 이용 방식이 좀 더 정교하고 세심해져야 한다. 종류와 용도에 따라 세부적으로 잘 분류해 낭비를 줄이고 고품질 재활용을 해야 한다.

핵심은 연결이다. 사람과 사람, 장소와 장소 사이 정보를 이어주고 효율적인 물질이동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자원순환 관련 디지털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개인 간 중고품 거래 앱(당근마켓)이나 중고 패션잡화를 다루는 앱(릴레이, 콜렉티브), 중고품을 매입하는 업체와 개인을 이어주는 플랫폼(리클, 빼기)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기한 임박 식품을 할인 가격으로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앱(라스트 오더)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다. 무인회수기를 이용한 재활용품 수거나 다회용기 배달 시스템도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돼 있다.

현 정부 주요 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 플랫폼이 순환경제 목표를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인 점은 분명하다. 순환경제, 탈플라스틱 흐름과 만나면 순환경제 디지털 플랫폼이 활성화될 것이다. 그렇지만 몇 가지 짚어봐야 할 점도 있다.

예산낭비 우려... 민간 서비스 과도한 의존 말아야

폐기물 배출 서비스 '빼기'. 빼기 제공

폐기물 배출 서비스 '빼기'. 빼기 제공

정부 핵심과제란 이유로 공공기관이 유행처럼 공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앱 개발을 남발할 수 있을 텐데, 예산 낭비 사업이 되기 딱 좋다. 공공성이 필요한 분야에 한정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공공 역할을 민간 플랫폼에 넘길 때도 고려할 게 많다. 많은 지자체가 '빼기'를 이용해 대형폐기물 처리를 하는데, 홈페이지에서 대형폐기물 처리 안내 시 폐가전제품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는 안내하지 않는 곳도 있다. 주민들이 돈을 내고 좀 더 편리한 '빼기'를 이용할지 무상으로 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할지 선택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지자체 직무유기다. '빼기'를 통해 처리되는 대형 폐기물 통계 및 처리 경로가 지자체에 적절하게 보고되는지도 잘 점검해야 한다.

순환경제 디지털 플랫폼이 반드시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아파트 생활편의 플랫폼 미고가 출시한 쓰레기 통합처리 서비스. 미고 제공

아파트 생활편의 플랫폼 미고가 출시한 쓰레기 통합처리 서비스. 미고 제공

디지털 플랫폼이 반드시 친환경적인 모델로 갈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쓰레기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한방에 버리GO'는 소비자가 매달 이용료를 내고 정해진 용기에 쓰레기를 담아 문 밖에 내놓으면 수거 및 분리를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굳이 비싼 돈을 주면서까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MZ세대 호응이 좋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쓰레기를 편하게 버릴 수 있다면 기꺼이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 배출이 편리해질수록 소비가 늘어날 수 있고, 개별 수거로 인한 탄소배출이 증가할 수 있으며, 혼합 쓰레기 선별 및 재활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순환경제 디지털 플랫폼이 사업적으로 지속가능한지도 여전히 논란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친환경 스타트업 파산 소식이 많이 들린다. 기업이나 소비자는 환경을 생각한다고 떠드는 만큼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올해는 많이 힘들 것 같다. 친환경 스타트업 사업가들의 건투를 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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