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에서 적군으로... 유동규, 31일 법정서 이재명과 첫 대면

입력
2023.03.03 21:46

유동규 "이재명, 아는지 모르는지만 말하면 돼"
"언어 헷갈리게 말하는건 굉장히 나쁜 습관"
유동규·이재명 31일 대장동 의혹 이후 첫 대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주장한 것에 대해 "말을 자꾸 헷갈리게 하는 건 굉장히 나쁜 습관"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는) 김문기라는 사람 자체를 아느냐 모르느냐 그 사실만 얘기하면 된다”며 "(이 대표는) 성남시민들도 모른다고 할거냐. 친분이 없어서 모른다는 말은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검찰의 기소를 '무리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안다'와 '모른다'의 객관적 기준을 설정할 수가 없어 증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공식석상과 사적인 자리에서 단독으로 대면해 얘기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로, 김 전 처장을 사적으로 접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이 대표가 검찰 수사의 형평성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이 대표는 오후 재판에 앞서 기자들에게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다”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 대표가) 변호사니까 잘 알 텐데 불법의 평등은 주장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모든 범인을 잡은 다음에 자기를 잡으라는 것은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 두 사람의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은 오는 31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가 대면하는 건 대장동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의 친분에 대해 증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2015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 당시 김 전 처장이 동행한 점을 근거로 이 대표 발언이 허위였다고 보는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 역시 당시 출장에 동행한 만큼 이 대표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법정에서 아는 사실대로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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