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위해 급전 받아" vs "유동규 사기에 끌려와 억울"

법정 선 김용 "유동규 사기에 끌려와 억울"

입력
2023.03.07 18:15
수정
2023.03.07 18:5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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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전 부원장, 불법 자금수수 공판 시작
검찰 "이재명 대선 위해 급전 받아"
김용 "돈 받을 이유 없어... 검찰권 남용"
검찰, 김용 윗선 개입 가능성까지 언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용 블로그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용 블로그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재판이 시작됐다. 검찰은 "불법 유착관계가 10년의 성장 기간을 거쳐 대선에서 비위로 만개했다"고 김 전 부원장을 몰아붙였다. 김 전 부원장은 돈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이유도 없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첫 번째 공판기일을 개최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무실 등에서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중간에서 돈을 빼돌리는 바람에 김 전 부원장이 직접 받은 돈은 6억 원 정도로 보고 있다.

검찰은 금품수수 동기에 대해 '이 대표의 대선 경선'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 등은 2021년 2월 김만배씨로부터 428억 원(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받지 못하자, 유 전 본부장에게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며 "유 전 본부장이 남욱 변호사에게 20억 원 규모를 제안하면서 범행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가 민간 사업자들로부터 돈을 모은 뒤 대장동 업자들과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됐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도 여럿 제시했다. △남 변호사가 자금을 모으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차용증과 전달책 메모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장소와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 등 전달책들의 인근 편의점 결제 내역 등을 공개한 것이다. 검찰은 법정에서 정 전 팀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골판지 상자에 현금 5억 원을 보관하는 방법까지 시연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 측의 수상한 행적도 문제 삼았다. ①김 전 부원장이 돈을 받은 이후에 공중전화로 약속을 잡고 정 전 팀장을 3차례 만났고 ②이 대표와 연관이 있는 변호사들이 유 전 본부장 변호를 자처하고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관련 결과를 공유한 점을 토대로 "범인이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으로 불법 자금 수수의 유력한 사후 증거"라고 지적했다.

김용 "유동규 사기에 이용돼... 억울하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을 이용해 남 변호사 돈을 가로챈 전형적인 사기"라고 맞섰다. 특히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을 직접 전달한 유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을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이 ①자금을 전달한 대략적인 일시도 기억하지 못해 진술 일관성이 의심되고 ②검찰 조사 과정에서 기록이 남지 않는 면담을 검사와 장시간 하는 등 허위진술 가능성이 있고 ③유튜브 방송에서 김 전 부원장을 '따까리'로 표현해 인간됨 또한 믿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돈을 받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경선 당시 궁지에 몰리기는커녕 1위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급전을 구할 이유가 없고, 6억 원을 받더라도 대선 국면에선 큰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부원장 측은 그러면서 "검찰이 공소사실에 정확한 날짜를 기재하지 않아 알리바이를 주장하기 어렵게 돼 방어권이 침해됐다"며 "6억 원을 어떻게 썼는지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전 부원장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중차대한 대선에서 돈을 요구하는 게 얼마나 부도덕하고 어리석은 일인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결백함을 호소했다.

검찰 "윗선도 비용 문제 알았을 것"

검찰은 금품수수 과정에서 김 전 부원장 상급자의 개입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경선 조직과 관련 보고서 등을 제시하면서 "규모를 보면 필연적으로 거액의 자금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고, 김 전 부원장 윗선도 비용 문제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윗선의 정체를 정확하게 짚지는 않았다.

검찰이 김 전 부원장의 첫 공판부터 윗선 관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향후 법정 공방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원장과 함께 기소된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정 전 팀장은 대체로 혐의를 인정했다.

박준규 기자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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