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서 각 후보들이 얻은 것... ①金·千 '인지도' ②安 '보수 어필' ③黃 '재기 발판'

입력
2023.03.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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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득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뉴시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뉴시스

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 과정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득실을 따져봤다. 사실상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유불리에 대해 갈렸던 것처럼 각 후보들의 향후 정치적 과제에 대해서도 여러 분석이 나온다.

①김기현, 인지도 얻었지만 '기대기 정치' 한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시스

친윤석열계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받았던 김기현 후보는 '전국구 정치인'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전대 출마 때부터 거론돼 온 그의 약점은 내년 총선을 이끌 만한 대중적 인지도 부족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으로 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울산에서 4선을 했지만,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존재감이 약했다는 뜻이다.

김 후보는 전대 출마 전부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실세인 장제원 의원과 여권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대통령실을 포함한 당 주류 세력의 지원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데 따른 경쟁 후보들의 집중 공세도 역설적으로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연대'를 기반으로 한 전략의 그늘도 뚜렷했다. 전대 과정에서 지나치게 친윤계에 의존했다는 비판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 후보들이 소환한 '울산 땅 투기' 의혹이 전대 중후반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야권에도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김 후보에 대해 "당권을 쥔다 해도 대통령실에 의존한 '영입 CEO'라는 인상이 남는다"며 "대통령과 민심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②안철수, 보수 이미지 얻었지만 멀어진 윤심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시스

지난해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 이후 같은 해 6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안철수 후보는 이번 전대를 통해 보수 색깔을 확실히 어필했다는 평가가 많다. 정치 입문 때부터 '중도' 이미지가 강했지만, 전대 과정에서 보수 정당에 어느 정도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정체성을 둘러싼 공세에도 대선 과정에서의 윤 대통령과의 단일화,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경력 등을 부각해 일부 상쇄했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한 '외연 확장'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다만 친윤계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 후보에게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관계를 부각하려다 오히려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으며 삐걱대기도 했다. 전대 과정에서 이른바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잘못된 표현"이라며 과민 반응을 보였고,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표현까지 언론에 흘렸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들의 전대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법적 대응을 밝히며 갈등을 벌였다. 이를 두고 친윤계에 대한 비윤계의 견제 심리를 활용하지도 못하고 윤 대통령의 마음을 얻는 데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안 후보가 윤심과 비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정체성을 못 찾았다"며 "향후 여권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쓰임새'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③천하람, '개혁' 이미지 속 '이준석 그림자'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창원=연합뉴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창원=연합뉴스

천하람 후보는 청년·원외라는 한계에도 중진 정치인들과 겨루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반(反) 윤핵관' 입장을 확고히 함으로써 비윤계 대표주자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또 핵심 당직자들의 험지 출마 등 차기 총선에서의 공천 개혁 방안 등을 제시하면서 '개혁 보수' 이미지를 얻었다. 이에 무명에 가까웠던 청년 정치인의 존재감을 당 안팎에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의 그늘에선 벗어나지 못했던 점은 걸림돌이다. 지난 전대에서 이 전 대표가 보여준 돌풍 이상의 저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친이준석계' 후보들로 꾸려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들의 팀플레이로 자신만의 정치력을 발휘할 공간이 좁았던 점도 한계로 꼽힌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인 천하람'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이준석 없이 혼자 섰다'는 이미지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④황교안, '강성 보수' 저력 재확인... 확장성은 과제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황교안 후보는 당대표 본경선에 진출한 것 자체로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1대 총선 참패로 여의도와 거리를 뒀지만, '정통 보수' 이미지를 제고하고 김 후보를 겨냥한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기존 지지층을 재확인했지만 '외연 확장' 가능성은 보여주지 못했다.

엄경영 소장은 "박근혜 수호·부정선거론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안주하면서 중도층에 대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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